北 매체의 중국 언론 비난에 "공정한 입장 취하고 있다" 일축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강경 발언을 문제 삼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초강경 대응 예고 성명에 이어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태평양상 수소탄 시험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국 외교부가 유관국들이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리용호 외무상의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 측 평론을 요구받고 이러한 입장을 표명했다.
루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복잡하고 민감하므로 유관 각국이 모두 자제를 유지하고 정세 완화에 노력해야 하며 상호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관 각국 모두 책임을 지고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가야만 진정한 한반도 문제 해결과 평화·안정 실현이 가능하며 지역 국가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한반도 내 핵무기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면서 "각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고 싶다면 현재 할 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지키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하며 서로 자극하고 불 위에 기름을 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 외무상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자신의 숙소인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또다시 '말 폭탄' 싸움을 하는 것에 대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면서도 "상대방의 독특한 발언에 대해 중국 측이 평론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루 대변인은 북한이 최근 실명을 거론해 북핵문제와 관련한 중국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난한 데 대해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우리는 시종일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사리의 옳고 그름에 따라 판단해 핵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 매체들은 22일 "조선(북한)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걸고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압박 광증이 극도로 달한 때에 중국의 일부 언론들이 우리의 노선과 체제를 심히 헐뜯으며 위협해 나섰다"는 내용을 포함한 '창피를 모르는 언론의 방자한 처사'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글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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