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2세 특혜' 계속되는 논란…부추기는 방송사

입력 2017-09-23 11:00   수정 2017-09-23 11:34

'연예인 2세 특혜' 계속되는 논란…부추기는 방송사

"특혜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특혜 피하지 않는 부모와 방송사 합작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연예인 2세 특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잘난 부모의 후광을 업고 연예인 2세들이 손쉽게 연예계에 데뷔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대를 이어 연예인을 하는 이들이 과거에 없었던 것도 아닌데 이처럼 연예인 2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강해진 것은 왜일까.





◇ "연예인은 대대손손 잘 먹고 사는가?"

지난 19일 개그우먼 이경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이고, 관련 인터넷 기사가 쏟아졌다.

이날 아침 이경실이 아들을 데리고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한 게 '화제'였다. 그의 아들 손보승은 과거 엄마와 함께 JTBC 예능 '유자식 상팔자'에 출연했었고, 현재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의 방송 출연 내용을 전달하는 기사의 양도 많았지만, 댓글 양도 어마어마했다. 문제는 이게 긍정적인 의미의 화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경실은 "드라마 현장에 가본 적이 없다. 함께 출연하는 선배님들과 다 친하다. 하지만 한 번도 전화해서 부탁해본 적이 없다. 오해를 살까 봐"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누리꾼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렇게 아침방송 데리고 나오면서 방송 타게 하는 거 자체가 혜택인데?'(네이버 아이디 '22ys****'), '누구나 다 티비에 나오고 싶다고 나오는 건 아니지. 부모가 연예인이면 좀 더 쉬운 길'('bige****'), '지금 같이 방송 출연한 자체가 오해 살만한 거 모르나'('yoon****'), '부자는 3대가 먹고살고 연예인은 대대손손 먹고 사는가?'('hook****') 등 쓴소리가 수천 개 이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연예인 2세 특혜'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목소리는 새로운 게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상만 달리할 뿐 많은 연예인과 그 자녀가 타깃이 됐다. 대중의 반응 정도와 양상도 비슷하다. 흙수저가 허우적대는 현실에서 연예계에도 애초 출발선이 다른 금수저가 존재한다는 불만이 핵심이다. 이는 연예계에 대한 선망과 갈망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실과 맞물리며 강한 폭발력을 가진다.





◇ "연예인 2세 특혜는 방송사가 부추기는 것"

'연예인 2세 특혜' 논란 뒤에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놓여있다. "특혜를 주고 싶지 않다"면서도 자식 앞에서 약해져 특혜를 피하지 않는 부모 연예인과 시청률 욕심에 앞다퉈 이들을 카메라 앞으로 끌어내는 방송사다.

과거에는 대를 이어 연예인이 돼도 능력이나 끼가 없으면 소리소문없이 묻혀버리곤 했는데, 최근에는 이들이 얼굴을 비칠 창구가 자고 일어나면 생겨날 정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홍보 기회를 얻는다.

채널이 많아지면서 연예인을 내세운 온갖 종류의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제작되고, 때마침 관찰 예능이 대세를 이루면서 '연예인 가족'에 대한 방송사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아침에는 토크쇼, 저녁에는 관찰 예능에 부모와 함께 출연하면서 '연예인 지망생'인 '연예인 2세'가 자연스럽게 대중 앞에 데뷔하게 되는 구조다.

실제로 부모와 함께 관찰 예능에 나오는 연예인 2세 중에는 대학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거나 가수나 배우 지망생인 경우가 많다. 연예인들이 어린 자녀와 함께 출연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SBS TV '붕어빵', MBC TV '아빠, 어디가?' 정도는 이런 논란을 피해갔으나, SBS TV '아빠를 부탁해'와 tvN '둥지탈출', 엠넷 '아이돌학교' 등은 비난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결국은 자식들의 연예계 진출을 돕기 위해 부모가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구라와 황신혜 등도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아들과 딸을 홍보했다는 비난을 받는다. 부모가 스타인 덕에 그들의 자녀가 한 번이라도 더 방송 출연 기회를 얻고 얼굴을 알린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23일 "자식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부추겨 연예인 2세를 적극 활용하는 방송사가 논란의 제공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사들은 비난이 이어지는 속에서도 시청률과 홍보를 위해 꾸준히 연예인 2세 마케팅을 한다.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한다"며 "연예인 부모들은 대중의 이목을 받는 입장임을 생각해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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