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주 도와달라는 최씨 부탁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 최규선(57)씨의 도피 행각을 도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오성우 부장판사)는 최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 등으로 기소된 박모(34)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박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씨 경호팀장 이모(36)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전남 순천에 있는 한 사찰의 총무국장 주모(50)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이씨 징역 1년, 주씨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최씨와 긴밀한 인적관계가 있었고 이씨 역시 최씨 경호를 담당한 부하 직원"이라며 "이들은 최씨의 (도주를 도와달라는) 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정과 두 사람 모두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범행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은 무거워 부당하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주씨에 대해서도 "승려인 주씨는 자수하기 전까지 절에서 머물게 해달라는 최씨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소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박씨는 4월 6일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던 최씨를 차에 태워 이동한 뒤 경남 하동, 전남 순천 등지에서 도피처를 물색하거나 도피자금을 관리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도피 기간 내내 최씨와 연락하며 검찰의 추적과 회사 상황 등을 알려주고 도피자금과 대포폰, 옷, 약품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주씨는 사찰에 찾아온 최씨가 도주 중인 사실을 알고도 은신처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
한편 최씨는 자신이 운영한 업체의 회삿돈 43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작년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 중이던 올해 1월 건강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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