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앙숙' 파키스탄과 인도가 유엔에서 서로 상대국을 '테러국'이라고 비난하며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22일 인도와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취임한 샤히드 카칸 아바시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인도는 파키스탄을 겨냥한 국가 후원 테러와 전복 공작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아바시 총리는 이어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분리주의 시위대 진압용) 산탄총에 맞아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 명이 실명되는 등 인도가 카슈미르에서 무차별적으로 대규모 무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네바협약 위반으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유엔 사무총장이 카슈미르 특사를 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인도가 만약 파키스탄을 상대로 사실상 국경인 통제선(LoC)을 넘어 국지전을 벌인다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6년째 벌어지는 아프가니스탄 내전과 관련해 "파키스탄은 희생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앞서 파키스탄을 아프간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로 지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 에남 감비르 주유엔 인도대표부 일등서기관은 반박권을 행사해 파키스탄을 "테러리스탄"이라 부르며 강하게 반발했다.
감비르 일등서기관은 과거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하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과 현재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의 지도자 하피즈 사이드 등을 언급하며 "파키스탄이야말로 '순수한 테러의 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슈미르는 인도의 한 부분"이라며 "파키스탄이 국경을 넘는 테러를 시도하지만, 인도 영토를 침범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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