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완전 파괴' 발언 트럼프와 첨예한 대립각 세울듯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한다.
외무상으로서 그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리 외무상의 기조연설 순서는 16번째다. 연설 별로 할당된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3~4시께(한국시간 24일 새벽 4~5시께) 연단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기조연설은 상당히 험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정당화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강력 비난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상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명의로 내놓은 대외성명이 주목된다. 기조연설의 큰 틀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엔 주변의 전망이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은 특히 '미 통수권자의 망발',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깡패', '늙다리 미치광이' 같은 적나라한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비난했다.
리 외무상 역시 지난 20일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북한 완전 파괴'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개 짖는 소리'에 비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이튿날인 21일엔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해 긴장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북핵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리 외무상의 연설은 각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이 이어지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의 마지막관심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일반토의는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한편, 리 외무상은 두 차례 짧은 발언을 제외하면 침묵 속에 비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오전에도 취재진의 질문들에 일절 말문을 닫은 채 유엔본부로 향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개발도상국 연합체인 77그룹(G77) 연례장관회의 개회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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