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계열 분리된 친족기업도 내부거래 공시 검토

입력 2017-09-25 06:29   수정 2017-09-25 19:14

공정위, 계열 분리된 친족기업도 내부거래 공시 검토

"친족분리로 사익편취 규제 회피…방지 대책 마련할 것"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총수일가 기업의 지분율만 낮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계열 분리된 친족 기업과의 거래를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안이 추진된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지적된 내용을 반영해 이 같은 내용의 처리 결과를 국회에 보고했다.

공정위는 보고서에서 "대기업집단에서 계열 분리된 친족 회사는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규제 공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족 기업과의 거래를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대기업집단 한진[002320]의 계열사였던 유수홀딩스처럼 계열 분리된 친족 회사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유수홀딩스[000700]는 한진의 계열사였지만 2015년 4월 한진의 신청으로 계열사에서 분리됐다.

동일인(총수)이 지배하는 회사에 대해 친족 등이 소유한 주식의 합계가 발행주식 총수의 3% 미만이면 계열사에서 분리가 가능했고 당시 한진이 이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계열 분리 직전 유수홀딩스 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 유수에스엠 등의 한진해운과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68%에 달했지만 계열 분리가 되면서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는 받지 않게 됐다.







과거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50% 미만인 경우에 한해" 친족 기업의 계열 분리를 승인할 수 있도록 했지만 1999년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 조항은 삭제된 상태다.

이로 인해 상호주식보유, 임원겸임 등만으로 친족 기업 여부를 따지게 되면서 상당수 친족 기업들이 규제 망에서 빠져나갔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공정위의 계획에 대해 "공시의무 부과뿐만 아니라 규제 공백을 해소하고 위반행위를 실효적으로 억지하기 위한 포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계열 분리 승인 때 내부거래 비중 요건의 부활 등 공정위의 제도 개선방향을 언급하지 않고 원론적 입장만을 밝힌 것은 다소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ro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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