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성 소수자 권리향상 문화축제…인근서 반대 집회도

입력 2017-09-23 18:21  

부산서 성 소수자 권리향상 문화축제…인근서 반대 집회도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3일 부산 해운대에서 성 소수자 권리향상을 위한 문화행사와 동성애·동성혼을 반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성 소수자 권리향상을 위한 문화행사인 부산퀴어문화축제가 이날 오전 10시 해운대해수욕장 관문인 구남로 문화광장에서 열렸다.

서울과 대구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부산퀴어문화축제에는 비온뒤무지개재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부산성소수자인권모임(QIP), 성소수자부모모임, 부산녹색당,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등 40여 개 단체가 참여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구남로 문화광장에 무대와 부스를 설치하고 공연, 기념품 판매, 차별금지법 제정 서명운동 등을 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참가자들을 상대로 포옹하는 프리허그를 마련했다.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퀴어문화축제는 이 땅에 존재하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표출하고 연대하는 문화 축제다"고 강조했다.

퀴어문화축제 행사장에서 800m 떨어진 옛해운대역 광장에서는 부산지역 종교, 여성 단체 등으로 구성된 '건강한 부산만들기 시민연대'가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 평등'이란 이름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려는 시도는 남녀 결합으로 이루어진 건강한 가정에 기반을 둔 사회의 기본 틀을 무너뜨린다"며 동성애·동성혼 반대를 주장했다.


건강한 부산만들기 시민연대 측 참석자들이 동성애 반대 등을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퀴어문화축제 행사장 주변으로 인간띠를 형성하면서 양측 간에 마찰이 우려되기도 했다.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구남로를 출발해 '성 소수자 혐오 중단' 등을 외치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도로와 동백섬 교차로를 거쳐 다시 구남로까지 2.8㎞ 구간의 도로를 행진했다.

동성애 반대 측 단체는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지나가는 인도에서 피켓을 들고 인간띠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된 거리행진에서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2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고 건강한 부산만들기 시민연대는 이날 집회에 4천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800명을 행사장에 배치했다.

한편 해운대구는 구남로에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무대와 부스를 설치한 퀴어문화축제조직위에 과태료 부과처분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경찰은 집회신고 없이 구남로 등에서 변형된 1인 시위(인간띠 잇기)를 벌인 동성애 반대 단체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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