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재우기 검사 출신','무식한 게 자랑이냐' 발언 징계안 등
(서얼=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여야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을 계기로 협치의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지만, 정작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는 의원 징계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김명수 인준안' 처리 직전 양당 간에 제기된 고소·고발 사건을 모두 취하하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양당에 국한된 것으로, 여야 전반에 걸친 협치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 지나고 인사·외교·안보·복지 등 전 분야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양측의 갈등과 신경전이 윤리위 제소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윤리특위에 제출돼 있는 의원 징계안은 총 16건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총 8건의 징계안이 제출됐는데 모두 이달 중에 접수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지난 15일에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포함한 105명의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 이재정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한국당은 이 의원이 지난 12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자당의 곽상도 의원에 대해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때 '잠 안 재우기 검사 출신'"이라며 "당시 관여했던 가해자들이 승승장구하며 국회의원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지난 21일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소속 의원 121명 전원의 명의로 곽상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공동으로 냈다.
인사청문회 당시 곽 의원이 '강기훈 유서대필 의혹 사건' 관련 언급 중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을 향해 "무식한 게 자랑이 아니다"고 발언한 것이 징계안 제출의 사유다.
한국당은 또 지난 15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을 주장하며 이른바 '사드괴담송'을 부른 민주당 표창원·손혜원·소병훈·박주민·김현권·김한정 의원 등에 대한 무더기 징계안을 제출했다.
한국당은 징계안에서 "'사드괴담송'은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 등 부적절하고 선동적인 가사로 가득하지만, 관련 괴담은 괌 사드 기지 현장 조사, 긴급현안질문 등을 통해 허위사실로 밝혀졌다"며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괴담을 국회의원이 무책임하게 유포하고 국민을 선동했다"고 비판했다.
윤리특위 민주당 간사인 전혜숙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 간 상대 의원에 대해 예의를 지키고 존중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20대 국회 때 올라온 몇 건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기보다는 여야 간의 감정적 대립으로 징계안을 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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