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유엔, 北만 핵실험 금지·안보리 결의 거부한다"
"핵보유는 자위적 조치…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참수나 군사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에 가담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또 북한이 핵 보유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핵 보유는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종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리 외무상은 유엔제재가 북한에 대해서만 핵실험을 금지하고 있다며 부당성을 주장하고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잇달아 내놓은 제재 결의안을 거부하겠다고 천명했다.
리 외무상의 이 같은 언급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 이후 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명의로 내놓은 성명 내용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면서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리 외무상도 지난 21일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개 짖는 소리'로 비하했고, 다음날엔 '초강경 대응'의 성격에 대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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