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 김형태-김수연·아이스댄스 민유라-게멀린도 '도전장'
한국 피겨, 女싱글 2장만 확보…男싱글, 아이스댄스, 페어 마지막 기회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전 종목(남녀싱글·아이스댄스·페어·팀이벤트) 출전에 도전하는 한국 피겨가 '평창행 티켓' 확보의 마지막 기회에 도전한다.
남자 싱글의 이준형(단국대), 페어의 김수연(인천논현고)-김형태(명지대) 조, 아이스댄스의 민유라-알렉산더 게멀린 조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 2017에서 평창행 티켓 확보에 나선다.
평창올림픽 피겨 출전권은 지난 4월 2017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1차 배분이 끝났다. 올림픽 출전권은 남녀싱글 각각 30장, 아이스댄스 24장, 페어 20장이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남녀싱글 각 24장, 아이스댄스 19장, 페어 16장의 국가별 쿼터가 결정됐고, 이번 네벨혼 트로피를 통해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없는 나라 선수들을 대상으로 남녀싱글 각 6장, 아이스댄스 5장, 페어 4장의 출전권을 배분한다.
한국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다빈(수리고)이 종합 10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치면서 여자 싱글에서만 2장의 티켓을 확보했을 뿐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출전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국 피겨는 이번 네벨혼 트로피를 통해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까지 평창 출전권을 모두 챙겨 전 종목 출전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준형은 오는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독일 출국할 예정인 가운데 해외에서 훈련과 대회를 치르고 있는 페어 김수연-김형태 조와 아이스댄스 민유라-게멀린 조는 현지에서 직접 독일로 합류할 예정이다.
네벨혼 트로피는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부터 아이스댄스 쇼트댄스를 시작으로 페어 쇼트프로그램,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역시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이준형이다.
올해 21살로 남자 싱글 '맏형'인 이준형은 7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남자 싱글에서 228.72점을 따내 김진서(한국체대·223.49점)와 차준환(휘문고·206.92점)을 따돌리고 우승하면서 네벨혼 트로피 출전 티켓도 함께 따냈다.
이준형이 출전권을 따내면 한국 남자 싱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 나섰던 이규현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평창올림픽 남자싱글 티켓의 향방이 걸린 만큼 부담도 크다.
이준형은"나를 포함해서 누군가는 꼭 평창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결과를 가져오겠다"라며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네벨혼 트로피 남자 싱글에는 총 27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15개국(일본·중국·스페인·캐나다·미국·러시아·이스라엘·우즈베키스탄·조지아·라트비아·호주·카자흐스탄·프랑스·체코·독일) 가운데 미국의 알렉산더 존슨(최고점 212.85점)만 유일하게 출전한다. 나머지 26개국 26명이 6장의 평창행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이준형의 ISU 공인 최고점은 2014년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작성한 203.92점이다.
네벨혼 트로피 출전이 예정된 27명의 남자 싱글 선수 가운데 이준형보다 ISU 공인 최고점이 높은 선수는 총 8명이다.
이 가운데 미국의 존슨은 미국이 이미 평창 티켓을 딴 타라 경쟁대상이 아닌 만큼 이준형은 사실상 7명의 선수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들 7명 가운데 6명이 210~240점대 점수를 기록했다. 이준형과 가장 가까운 점수대를 받은 선수는 최고점 209.04점의 스테판 워커다.
이준형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 때문에 이준형은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하면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빼고 3회전 점프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대회에 나서기로 했다.
페어와 아이스댄스 역시 가시밭길이다.
페어는 총 16개 팀이 나서는 데 이 중 5개팀(캐나다·독일 2팀·러시아·미국)이 평창 티켓을 가지고 있어서 김수연-김형태 조는 10개국과 경쟁해야 한다.
김수연-김형태 조의 ISU 공인 최고점은 140.68점이다. 영국과 스페인 팀의 최고점이 김수연-김형태 조보다 낮을 뿐이다.
평창행을 다투는 북한의 렴대옥-김주식(대성산 체육단) 조의 최고점은 169.65점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아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그나마 민유라-게멀린 조가 나서는 아이스댄스는 페어보다는 사정이 좋다.
민유라-게멀린 조의 ISU 공인 최고점은 151.35점이다.
이번 대회 출전하는 18개 팀 가운데 이미 평창 티켓을 확보한 캐나다와 미국 팀을 제외하면 민유라-게멀린 조보다 최고점이 높은 팀은 독일, 영국, 일본 등 3개국뿐이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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