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녀' 김승혁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아기 힘"

입력 2017-09-24 17:11  

'득녀' 김승혁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아기 힘"

"압박감 느낄 때 아기 사진·동영상보며 이겨내"

"이번 주는 아이언샷이 환상적"




(인천=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김승혁(31)은 지난 6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 플레이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그리고 24일 끝난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다. 아내 배에 있던 아기가 지난 5일 세상 밖으로 나온 지 19일 만이다.

김승혁은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라운드는 2위와 8타차로 앞섰다.

그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아기 힘이 컸다"고 말했다.

1라운드부터 8언더파 64타를 치며 선두로 나섰지만, 그는 "선두 자리를 계속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압박감도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압박감 속에 아내가 아기 사진과 동영상으로 보내줘 흐뭇함과 함께 책임감이 들었다"고 웃었다.

그는 "아기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선물을 준 것 같고, 나도 이번 우승으로 아기한테 선물을 한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김승혁은 애초 우승 후 아기를 위한 세리머니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8타차가 나는 18번 홀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됐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홀에서 파 퍼팅을 놓치며 1타를 잃었고, 긴장한 탓에 세리머니는 잊었다.

그러면서 8타 차이도 "뒤집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지 않으면 쫓기는 입장이 될 것 같았고, 처음에 오버파를 쳤다면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었다"고 했다.

대신 "전반 9개 홀에서 8타가 유지된다면 후반에는 뒤집히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김승혁은 4번 홀(파4)에서는 하이브리드로 친 티샷이 해저드로 곧바로 들어가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보기로 막아냈다.

그는 "이번 주는 아이언샷이 예술적이었다"며 "핀 위치도 어려웠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어떻게 붙였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이언샷은 이번 대회에서 "베스트오브베스트였다"고 자평했다.

이번 대회 우승 스코어가 10언더파가량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승혁은 아이언샷 덕분에 이를 훌쩍 뛰어넘는 18언더파를 적어냈다.

일본 투어를 오가는 그는 "한국에서 2승 한 뒤 일본에서 1승을 한 기억이 있는데, (한국에서 또 2승을 했으니) 일본에서 한 번 더 우승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내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을 따낸 데 대해서는 "코스가 많이 길어졌다고 들었는데, 좀 더 정확하게 친다면 미국 선수들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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