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생 11승 합작…페텍스컵 랭킹 1∼3위 싹쓸이
'절친' 토머스-스피스, 라이벌 구도로 자극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1993년생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25일 투어 챔피언십으로 막을 내린 2016-2017시즌 PGA 투어 정규 47개 대회에서 1993년생들이 11개 대회를 휩쓸었다.
각 정규대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산정하는 페덱스컵 랭킹에서도 1∼3위를 1993년생이 점령했다.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올라 보너스 1천만 달러(약 113억원)를 거머쥔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시즌 내내 그와 라이벌전을 펼친 '절친' 조던 스피스(미국)가 대표 주자다.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잔더 셔펠레(미국)도 1993년생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대니얼 버거(미국)도 빠질 수 없는 1993년생 서클의 멤버다.
토머스는 시즌 5승을 거두며 가장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PGA 투어 초반과 막판이 모두 토머스 돌풍으로 장식됐다.
토머스는 지난해 10월 CIMB 클래식, 올해 1월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와 소니오픈을 제패하며 PGA 투어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8월에는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메이저 왕관까지 썼다. 시즌 최강자를 가리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델 테크놀러지 챔피언십에서 우승, 페덱스컵 챔피언에 오르는 발판을 마련했다.
스피스는 이들 중 가장 먼저 빛을 본 스타다. 이미 2015∼2016년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통산 14승을 거두며 웬만한 베테랑 못지않은 경력을 쌓아놨다.
올 시즌에는 3승을 추가했다. 스피스는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고, 7월에는 메이저대회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을 제패했다.
디오픈 우승으로 스피스는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석권) 달성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201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US오픈에서 우승하고 올해 디 오픈까지 거머쥔 스피스는 8월 PGA 챔피언십에서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PGA 챔피언십에서는 부진한 성적으로 우승에서 멀어졌고, 대신 친구 토머스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스피스는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개막 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페덱스컵 챔피언 자리 역시 토머스에게 내줬다.
주니어 시절부터 대학 골프를 거쳐 프로 무대에서까지 우정을 쌓아온 스피스와 토머스의 동갑내기 라이벌전은 올 시즌 PGA 투어에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셔펠레는 이날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 7월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 우승까지 합치면 데뷔 첫해 시즌 2승을 올렸다.
투어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면서 페덱스컵 랭킹도 26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했다.
셔펠레는 US오픈에서 공동 5위를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시즌 막판 1993년생 돌풍에 힘을 실었다.
2015년 PGA 투어 신인왕인 버거는 6월 페덱스 세인트주드 클래식 2연패에 성공하면서 통산 2승째를 장식했다.
버거도 스피스, 토머스와 함께 2011년 고교생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이들보다 1살 어린 1992년생 욘 람(스페인)까지 가세하면 PGA 투어의 영건 열풍은 더욱 거세진다.
람도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우승을 비롯해 올 시즌 준우승 2회, 톱10 11차례 등 화려한 루키 시즌을 보냈다.
페덱스컵 최종 랭킹 1∼3위는 토머스, 스피스, 셔펠레이고 5위는 람이다.
젊은 또래 선수들은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동반성장'을 하고 있다.
토머스는 먼저 승승장구한 스피스를 보면서 때로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앞으로 오랜 기간 경쟁할 친구라는 점을 생각하며 승리욕을 다진다는 속내를 밝힌 바 있다.
스피스는 "토머스는 페덱스컵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진심을 담은 축하를 보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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