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구조조정에 수출 30% 줄어…"세계 공급과잉 해소 조짐"

입력 2017-09-25 10:09  

中 철강구조조정에 수출 30% 줄어…"세계 공급과잉 해소 조짐"

1억t 설비 폐기…그래도 남아도는 2억t 추가 구조조정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철강가격 약세가 해소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일본의 1년분에 해당하는 1억t 규모의 설비를 최근 2년간 폐기하고 수출도 30% 줄인 결과다.

그런데 중국 철강업계는 여전히 2억t의 잉여설비가 있어 권력집중을 강화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철강산업을 개혁할 수 있는지에 잉여 해소 여부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 경기 냉각의 주인공은 중국의 저가 수출품이라고 국제사회는 지목해왔다. 중국은 국유 제철 대기업 통합이나 설비 폐기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고용과 경제 타격을 피하려는 지방정부나 기업이 막는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도 뛰어넘은 단호한 철강 구조조정 의지가 엿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사정·감찰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나서고 있어서다.

시 주석의 오른팔 왕치산(王岐山)이 이끄는 기율위는 2015년 8월 우한강철(武漢鋼?)의 대표를 기율 위반으로 구속했다. 후임으로 라이벌 바오스틸그룹의 대표가 수평이동했고 바오스틸은 2016년 우한강철을 집어삼켰다. 반부패 운동을 묶어 국유기업을 통합한 것으로, 저항세력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개혁의 핵심은 잉여설비 폐기다. 중국정부는 2016년 생산능력의 10% 안팎인 1억∼1억5천만t을 2020년까지 줄이는 목표를 발표했다. 2016년에 6천500만t, 올해 4천200만t 등 2년간 1억t이 넘는 생산시설을 폐기하는 계획을 세웠다.

연간 5천만t 규모였던 불법 강재도 올해 들어 박멸했다. 고철을 녹여 만든 조악한 강재들이 시장에 공급돼 시황을 어지럽히는 원흉으로 여겨졌지만, 불법 강재 업체 생산설비를 철거한 것이다.

중국 내 수급을 바짝 죄면서 중국 쪽은 억지로 수출하지 않게 되었다. 올해 전반은 사상 최고의 생산량이지만 수출은 4천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줄어들면서 3년 만의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의 감소분 1천600만t은 동아시아의 주된 생산 거점인 한·중·일과 대만의 연간 수출량 20% 가까이에 이르는 막대한 양이다. 동아시아 시장 철강수급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국제시황도 호전됐다. 대표 품종인 열연강판(핫코일)은 동아시아의 9월 거래가격이 1t당 555달러로 2016년 2월 300달러에서 반전했다.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JFE홀딩스 오카다 신이치 부사장은 "(철강시장의) 내외 여건이 모두 바람직한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신문은 "세계의 철강 불경기가 이대로 해소될 것인가"라는 의문도 제기했다.

중국 공산당은 다음달 지도부 인사를 결정하는 5년 단위 당대회를 연다. 시진핑 지도부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올 상반기 100조 엔(약 1천조 원)으로 20% 이상 늘리며 철강 수요는 급증했다. 그러나 "수요증가는 일과성의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계의 2016년 조강생산량은 16억t이다. 8억t을 생산하는 중국은 2015년말 11억t이 넘는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3억t이나 되는 설비 잉여는 2년간 1억t 줄인 상황이다.

남아도는 2억t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는 한층 더 권력집중을 강화하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의지와 힘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일 듯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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