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제정한 제5회 수림문학상 당선작으로 이진(35)의 장편소설 '기타 부기 셔플'이 선정됐다.
'기타 부기 셔플'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전쟁고아 출신 청년 김현이 미8군 연예계에서 일자리를 얻어 자립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성장소설이다.
팝송 감상을 유일한 취미 삼아 공장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김현은 용산 미8군 기지 라이브클럽에 악기와 물품을 나르는 헬퍼(Helper)로 취직한다. 공연을 펑크 낸 기타리스트를 대신해 무대에 올랐다가 4인조 캄보밴드 '와일드 캐츠'의 멤버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팝음악의 판도가 재즈에서 록으로 서서히 넘어가던 때였다. 와일드 캐츠 멤버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습을 거듭한다. 밴드가 본궤도에 오르려던 즈음, 멤버의 마약중독과 연예흥행사 단장의 횡포로 위기가 찾아온다.
심사위원단은 "무엇보다 서사의 힘이 강력하다. '딴따라'라고 천대받으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지 못하는 청년들이 뭉치고 사랑하고 싸우고 헤어지는 과정을 능숙한 솜씨로 그린다"고 평가했다.
또 "미군 측이 분기마다 실시하는 오디션을 두고 뮤지션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 '양공주' 취급을 받으며 지방 공연 때 유흥가로 팔려나갈 가능성까지 걱정해야 하는 쇼걸들, 당시 연예계에 널리 퍼진 마약과 조직폭력 등 눈길 끄는 요소도 많다"며 "작가가 35세 여성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전해 듣고는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진은 경희대에서 디자인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청소년 장편소설 '원더랜드 대모험'으로 2012년 제6회 블루픽션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원더랜드 대모험'과 또다른 청소년 소설 '아르주만드 뷰티살롱'(2014)을 냈다.
이진은 "청소년문학으로 문학생활을 시작해 성인문학을 쓰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 너무 기쁜 마음이 가득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순수문학의 새로운 동력을 찾고자 2013년 제정된 수림문학상은 신인작가나 등단 10년이 되지 않은 작가의 미발표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로 공모에는 역대 가장 많은 221편이 출품돼 수림문학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심사위원으로는 소설가 윤후명을 위원장으로 소설가 성석제·김숨·장강명과 문학평론가 정홍수가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예심을 통해 후보작 7편을 추리고 지난 20일 최종심에서 '기타 부기 셔플'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31일 열릴 예정이다. 작가는 상금 5천만원과 상패를 받는다. 수상작은 다음달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제1회 수림문학상은 최홍훈 작가의 '훌리건 K', 제2회는 장강명 작가의 '열광금지, 에바로드'에 돌아갔다. 지난해 제4회 수상자는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의 김혜나 작가였다. 제3회에는 수준에 달한 응모작이 없어 당선작과 가작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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