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해안에 구상 또는 추진 중인 곳만 30여 곳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명산과 해상에 케이블카 건설이 우후죽순 추진되면서 사업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과 환경파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분별한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자연훼손·예산 낭비 논란과 주민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논란의 중심엔 '케이블카 설치=관광자원=돈'이라는 인식과 환경훼손이란 양립할 수 없는 가치가 자리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남 여수 경도와 목포, 강원 삼척, 부산 해운대와 송도, 전남 진도 울돌목, 울산 강동(오션 케이블카), 경남 사천(바다 케이블카) 등 현재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검토 중인 곳은 30곳이 넘는다.
현재 국내 20여 개 케이블카 사업 중 수익을 내는 곳은 통영과 여수 등 소수에 불과하다.
경남 통영시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는 전국적으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 사업도 계획단계에서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등 찬반논란이 거셌다. 전국 처음으로 미륵산 정상에서 토론회가 벌어지기도 했다.
2002년 착공 후에도 범 불교계 반대로 공사가 파행을 거듭했고, 수익성 저조와 환경파괴 등에 대한 우려로 찬반 주민투표까지 거쳤다.
2006년 5월 용화사가 통영시를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법원에서 기각돼 공사가 재개됐다.
통영시는 공사 전부터 환경단체 의견을 받아들여 국내 최장인 1천975m 구간에 걸쳐 환경보호를 위해 지주를 하나만 설치했다. 환경손상 가능성이 큰 구간에는 나무 데크를 설치해 훼손 정도를 최소화하는 등 '그린 케이블카'를 표방했다.
2008년 3월 1일 운행을 시작, 같은 해 4월 19일 상업운행에 들어갔는데 운행 첫해 매출액 90억원에 25억원의 단기 이익을 거뒀다. 지난 2월에는 누적 탑승객 1천100만 명을 돌파했다.
전남 여수 해상케이블카도 대박을 터뜨려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자산공원부터 돌산공원까지 1.5㎞를 잇는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4년 말 완공된 뒤 11개월 만에 탑승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케이블카 개장 이후 여수 구도심에 있는 유람선, 오동도, 레일바이크 등도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주변 숙박시설과 음식점, 건어물가게도 케이블카 덕을 보고 있다.
반면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를 포함한 대부분 관광용 케이블카는 겨우 수지를 맞추거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케이블카가 곳곳에 설치되면 자연경관을 해치고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케이블카 운영에 따른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국내 케이블카 사업지 20여 곳 중 3∼4곳만 수익을 내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별로 수익성과 환경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전국 30여 곳에 케이블카 계획이 세워져 보호해야 할 국립공원과 자연공원이 개발 광풍 속에 무너지려 하고 있다"며 "지자체들은 장밋빛 계획을 철회하고 사회적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허광무 박성우 이종건 지성호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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