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은 소비자심리지수 2.2p↓…향후경기전망 부정적 응답이 많아
취업기회전망 석 달째 악화…정부 정책 기대감 약해진 듯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고공행진을 해온 국내 소비자심리가 두 달 연속 나빠졌다.
북한 리스크(위험)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7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7로 8월보다 2.2 포인트(p) 떨어졌다.
이로써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월 1.3p 하락한 데 이어 두 달째 내렸다.
이 수치가 기준값(2003년 1월∼2016년 12월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소비자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아직 장기평균을 웃돌고 있지만, 소비자심리 상승세가 확연히 꺾인 분위기다.
앞서 올해 2∼7월에는 수출 호조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소비자심리가 6개월 연속 올랐고 이 기간 상승 폭은 17.9p 나 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북핵 리스크와 사드 문제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이 있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내 지정학적 위기가 크게 부각했다.
북핵 갈등과 더불어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의 경제적 보복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는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된 지난 12∼19일 전국 도시의 2천200가구(응답 2천13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체적으로 보면 소비지출전망CSI가 107로 2p 떨어졌고 현재경기판단CSI(87)는 6p, 향후경기전망CSI(96)는 8p 각각 내려갔다.
CSI가 100을 넘기면 긍정적 응답이 부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반대를 의미한다.
향후경기전망CSI가 100에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 4월(89) 이후 5개월 만이다.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다시 우세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또 취업기회전망CSI는 101로 한 달 전보다 8p 미끄러졌다.
지난 6월 12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가 7월 110, 8월 109에 이어 석 달째 내려갔다.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여러 가지 일자리 정책을 폈지만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계속 커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38로 전월과 같았고 1년 후 집값을 물어보는 주택가격전망CSI는 103으로 한 달 사이 4p 올랐다.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 집값 하락 예측이 컸다가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금수준전망CSI는 122로 3p 떨어졌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6%로 전월 대비 0.1%p 올랐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아울러 소비자물가상승에 영향을 줄 주요 품목(복수응답)은 농축수산물(51.4%), 공업제품(40.1%), 공공요금(39.9%) 등의 순으로 많이 꼽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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