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리용호 외무상 간에 험한 말폭탄이 오가면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이 25일 미북 양국을 싸잡아 언행을 신중히 하라고 경고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루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를 시종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가 이미 고도로 복잡하고 민감하고 엄중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시급한 일은 각국이 안보리의 통과된 모든 대북 유관결의를 엄격하게 이행하는 것이며 상호 자극으로 한반도 정세의 불 위에 기름을 부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각국이 상호 자극하는 일을 하지 않길 바란다"며 "자제를 유지해야 하며 감정을 풀기 위해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루 대변인은 "각국은 언행에 신중해야만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도달하는 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 유엔 연설을 통해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 발언을 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21일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리용호 외무상은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군사 공격할 기미가 보이면 선제행동으로 예방 조치하겠다"고 위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 만약 그가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김정은)의 생각을 되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되받았다.
한편, 루캉 대변인은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한 데 대해선 "한반도 정세가 이미 고도로 긴장되고 민감하다"면서 "유관 각국이 신중하게 행동하고 상호 자극과 긴장을 가속하는 언행을 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세의 격화는 어떤 일방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와 오키나와에 배치된 주일미군 F-15C 전투기 5∼6대는 지난 24일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하며 북한에 무력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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