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대구한의대, 스트레스가 아토피 악화시키는 원리 밝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아토피 피부염이 스트레스는 물론 뇌 신경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한의학연구원 박건혁 박사와 대구한의대 공동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이 수면 호르몬을 조절해 스트레스와 뇌 신경 장애에 작용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정신적 스트레스가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임상 보고가 발표된 바 있지만,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원인과 뇌 기능 변화에 대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에 대한 실험을 통해 아토피가 스트레스뿐 아니라 멜라토닌과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멜라토닌은 낮과 밤의 길이나 계절에 따른 일조시간의 변화 등 광주기를 감지해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수면 호르몬으로 불린다.
실제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생쥐는 대조군에 비해 피부, 혈액, 뇌 등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멜라토닌이 감소해 수면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멜라토닌이 줄어들면서 뇌의 해마와 시상하부에서 신경 신호의 전달이 줄고 신경세포의 초기 사멸이 발생하는 등 뇌 신경 장애가 확인됐다.
멜라토닌을 아토피 피부염 생쥐에 투여한 결과 아토피 증상이 완화되고 뇌 신경 장애 현상이 억제되면서 집중력이 높아졌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을 투여하자 아토피가 악화됐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가 가중될수록 아토피 증세가 심해진다는 것이 입증됐다.
박건혁 박사는 "아토피 피부염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질환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뇌 신경 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근거를 확인했다"며 "아토피 피부염과 수면장애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아토피 치료 기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오브피니어리서치'(Journal of pineal research) 이달 호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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