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20대가 학생들에게 제압당해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살인 예비 혐의로 허 모(27) 씨를 입건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허 씨는 전날 오전 11시 58분께 한 공업고교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학생들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 씨는 해당 고교의 학생 A 군과 전화로 말다툼하다가 격분해 흉기를 들고 학교에 직접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하는 허 씨는 배달원 모집 중 A 군에게 전화를 잘못 걸었고, A 군과 욕설을 하며 말다툼하던 중 '죽이겠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화를 끊은 지 약 5분 만에 허 씨는 학교 교문에 도착했다. 학교 경비원이 막자 허 씨는 태연하게 "지각생이다"라고 거짓말을 하며 지각생 명부에 허위 이름을 적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학교 건물에 들어간 허 씨는 흉기를 덮은 수건을 풀고 1층과 2층을 돌아다니며 A 군을 찾았지만, A 군의 얼굴을 알지 못해 찾지 못했다. 허씨가 흉기를 들고 배회하자 교사와 학생들이 도망 다니는 등 학교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때 교내에 있던 B 군이 이를 목격해 친구들과 허 씨를 제압했다. B 군은 허 씨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흉기를 빼앗았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허 씨는 전날 마신 술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 군이 전화를 끊고 바로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지만 허 씨가 더 일찍 도착했다"면서 "학생들이 허 씨를 제압한 직후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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