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워크아웃 셋중 하나 실패…자율·선제적 구조조정해야"

입력 2017-09-26 12:00  

KDI "워크아웃 셋중 하나 실패…자율·선제적 구조조정해야"

"정책금융 창업기업 지원 부족…기업성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실패율이 높아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확대시키고 있는 만큼 시장 자율적으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정책금융이 창업사업체보다는 연령이 오래된 기업에 흘러들어 가면서 당초의 정책적 목표와 동떨어진 결과를 낳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역동성 제고를 위한 금융정책의 역할 : 진입·퇴출 활성화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보고서는 정부의 금융시장 정책이 기업의 진입과 퇴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분석해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연구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기업의 창업 및 성장 등 크게 두 부분으로 진행됐다.

남창우 KDI 연구위원은 '기업구조조정제도의 개선방향 :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중심으로'에서 금융위기 이후 워크아웃제도와 법정관리제도의 성과를 비교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보다 구조조정 및 경영정상화에 있어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워크아웃 실패율은 34.1%로 외환위기 당시의 19.3%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워크아웃에 실패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처음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보다 부실이 심화된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시작하게 된다"면서 "그 결과 자산축소 및 인력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함에도 경영개선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국 워크아웃의 부진이 부실기업의 경영개선 지연으로 이어져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워크아웃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개선해 채권단과 채무자, 금융시장이 자율·선제적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촉법의 강제적 구조조정 기능을 법정관리를 규정하는 통합도산법으로 통합한 뒤 채권단 주도의 법정관리나 채권단 주도의 기업회생절차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창업중소기업 금융지원의 성과평가와 개선방향 : 정책금융을 중심으로'에서 정책금융지원 이력과 기업의 성과자료를 연계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2009년 창업 사업체에 대한 정책금융 신규지원 비율은 18.2%에 그쳐 전체 중소기업 사업체 신규지원 비율 평균(28.2%)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창업후 11년이 지난 사업체의 26%가 신규 정책금융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책금융 배분 시 오래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줄여 재배분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책금융지원을 받은 업력 3년 이내 창업기 사업체가 지원받지 않은 유사 창업기 사업체에 비해 3년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8%포인트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정부의 창업금융지원정책이 창업기 기업 성과를 개선한다는 증거를 발견하기 어려웠으며 오히려 생산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금처럼 투입 기준이 아니라 산출성과 기준으로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구자현 KDI 연구위원은 '모험자본의 보육·육성의 역할과 과제'에서 창업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모험자본의 보육·육성 기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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