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노 前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특검카드 맞불

입력 2017-09-26 12:21  

한국당, '노 前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특검카드 맞불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이 2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특검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권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적폐 청산 프레임'에 맞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이슈화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한국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원조 적폐'로 규정함으로써 앞으로 이전 진보정권 10년의 문제점을 파헤치겠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일가가 수백만 달러 뇌물을 받은 것은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고, 이를 규명하는 것이 적폐 청산"이라며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책회의 직후에 열린 국정감사 대비 상임위원장·간사단 회의에서는 "이번 국감에서 저희가 중점을 두고자 하는 것은 한마디로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의 원조 적폐"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대북 퍼주기' 및 '언론 탄압'과 묶어 '원조 적폐'라고 규정하며 당내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한국당은 지난 5월 당이 발의했던 특검법을 활용할 예정이다.

대선 직전이었던 당시 한국당은 문재인 당시 후보를 둘러싼 '3대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3대 의혹에는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과 더불어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 결재사건이 포함됐다.

한국당은 '원조 적폐' 프레임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안보 무능·인사 먹통·정치 보복 신(新)적폐'를 이번 국정감사 기간의 양대 기조로 설정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런 지도부의 방침을 이날 오후 정책 의원총회 때 소속 의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당의 이런 강경 기조는 전날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홍준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을 앞두고 벌어진 일에 대해 재론하는 것은 서로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측이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한 정진석 의원을 명예훼손과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또 이명박 전 대통령도 여권의 '적폐청산'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 표명을 검토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한국당이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사건 관련 팩트는 흘러나오게 돼 있다. 여권이 실수한 것"이라며 "여권이 적폐 청산이니 정치보복 이야기를 하니 맞대응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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