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1년 토론회'서 화훼농민 등 기습시위(종합)

입력 2017-09-26 16:16   수정 2017-09-26 16:17

'김영란법 1년 토론회'서 화훼농민 등 기습시위(종합)

"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려"…큰절하며 답변 요구

박은정 위원장 "고충과 눈물 담는 지혜로운 법 되도록 노력"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화훼 농민 등 농어민들이 26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관련 토론회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30분간 단상에 서서 이들의 발언을 들어야 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한국행정연구원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청탁금지법 시행 1년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 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하려는 순간 '김영란법 개정해 농업경제· 서민경제 살려내라', '꽃은 뇌물이 아니다. 마음의 선물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농어민 20여 명이 단상 앞으로 달려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권익위원장의 인사말은 필요 없다. 화훼농가, 농어민, 자영업자, 골목상권이 다 죽어가고 있다"며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법을 보완하라는 것"이라고 외쳤다.

이들은 또 "농산물이 언제부터 뇌물이 됐고, 꽃이 뇌물이 됐느냐"며 청탁금지법 대상에서 국산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난재배자협회 유창호 수석부회장은 "카네이션 한 송이가 100원인데, 그것도 주지 말라고 한다. 하루 20시간씩 일해도 10만 원을 못 번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 권익위는 법밖에 안 보이고, 국민은 안 보이느냐"고 눈물을 글썽이며 외쳤다.

그러면서 권익위원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진지하게 잘 들었다. 농어민·화훼농가의 고충을 듣고 법이 과도한 규제의 측면이 있다면 그것을 고치기 위해 모였다"며 "고충과 눈물을 진정으로 담을 수 있는 그런 지혜로운 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할 말이 더 있으면 발언을 더 해도 좋다"며 '경청의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유 부회장은 "너무 추상적이다. 수만 번은 들어왔던 말"이라며 "큰 절로 부탁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답변이 나오면 어떻게 할지도 모른다. 협박으로 들리면 벌을 달게 받겠다"면서 실제로 즉석에서 큰절을 했다.

박 위원장은 "법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법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문재인 정부는 그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다른 농민이 "법이 강하면 백성이 살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백성이 없으면 나라가 무슨 소용이냐"고 외치자 "법학자로서 그 말씀도 명심하겠다"고 답변했다.

화훼 농민과 농어민들은 재차 "법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집행돼야 한다. 소란을 피워 죄송하다. 우리의 현실만은 정확히 알고 그거에 걸맞은 대책을 세워주길 부탁한다"며 단상 앞에서 30분 만에 물러났다.

박 위원장은 "시간이 늦었지만, 토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인사말로 몇 가지 말하려 했으나 이 정도로 하는 게 낫겠다"는 짧은 말로 인사말을 갈음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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