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특정금전신탁이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특정금전신탁 잔고는 402조7천967억원으로 한 달 전(376조3천787억원)보다 7.01% 늘었다.
특히 협회의 월 단위 집계에서 특정금전신탁이 400조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정금전신탁은 신탁사인 은행, 증권, 보험사가 위탁자가 지정한 운용방법에 맞춰 자금을 운용해 돌려주는 상품으로, 주로 법인이나 거액 자산가들이 가입한다. 특정금전신탁은 2011년(연말 기준) 157조3천819억원, 2012년 201조3천887억원, 2013년 235조2천868억원, 2014년 273조1천507억원, 2015년 307조6천415억원, 2016년352조7천873억원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투자자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져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주는 상품에 돈이 몰리면서 특정금전신탁의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김문섭 NH투자증권 부장은 "단기 특정금전신탁이 머니마켓펀드(MMF)보다 10∼15bp(1bp=0.01%p)의 금리를 더 주는 상황에서 단기 유동화된 시중 자금이 더 많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자금 유치를 위한 금융사의 적극적인 영업도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은행권은 직접 판매할 수는 없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특정금전신탁 계좌에 편입해 파는 주가연계신탁(ELT)의 영업을 몇년 전부터 강화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좀 더 수익을 내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에는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특정금전신탁 잔고의 증가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7월 현재 업권별 특정금전신탁 잔고는 은행이 203조1천207억원으로 가장 많고 증권(187조1천913억원), 보험(12조4천577억원) 등 순이다.
기업이 맡긴 퇴직연금신탁도 특정금전신탁의 증가세를 뒷받침한다.
현재 특정금전신탁 중 99조2천984억원은 퇴직연금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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