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보수 텃밭' 대선 이후 달라진 표심…뒤바뀐 여야 격돌
3선 연임 '무주공산' 강릉·영월·양구…후보 난립·조기 과열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도 18개 시·군이 벌써 들썩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 정국에서 치러진 조기 대선으로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예상된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강원지역에서 지난 대선 승리를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10년 만에 이룬 정권교체에 이어 2연승을 목표로 한다.
반면 야권은 보수 대결집을 토대로 지방선거 불패 신화를 이어간다는 계산이다.
현재까지 자천타천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는 어림잡아 150여 명이다. 평균 8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다.
원주, 태백, 인제는 현직 단체장이 3선 도전에 나선다.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강릉과 영월, 양구는 혼전 양상이다.
◇ 춘천시
춘천시는 1995년 민선 이후 보수정당 후보가 늘 승리했다. 그러나 5% 안팎에서 당락이 갈리는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다.
이 때문에 춘천은 보수진영에서는 '꼭 지켜야 할 심장부', 진보진영에서는 '반드시 빼앗아야 하는 전략지'다.
최동용(66) 시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전·현직 도의원, 시의원 등 14명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최 시장을 비롯해 이달섭(59) 전 3군수지원사령관, 정용기(61)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 최성현(52) 도의원이 물밑 경쟁을 벌인다.
민주당은 강청용(56)·정재웅(55) 도의원과 이재수(52) 농어업비서관실 선임 행정관, 황찬중(49) 춘천시의원이 도전장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당은 김영일(57)·김혜혜(52·여)·유호순(63·여) 춘천시 의원, 변지량(58) 전 안철수 강원경선 국민본부 총괄 본부장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바른정당 이수원(62) 전 특허청장과 무소속 유정배(52) 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도 출마가 거론된다.
◇ 원주시
민주당 원창묵(56) 현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자천타천 14명의 후보자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원주는 도내에서 대표적인 '야성' 표심을 갖고 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지역 사회 저변에 자리 잡은 진보 성향이 일정 부분 역대 선거에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현재까지 재선으로 아성을 구축한 원 시장의 3선을 저지할 뚜렷한 대항마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진검승부를 벼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한국당 소속 전 원주시의장 출신 원경묵(57) 번영회장이 꼽힌다.
지난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원창묵 현 시장에게 연거푸 고배를 마신 그는 세 번째 시장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 원주시장 선거는 원 회장과 원 시장의 세 번째 리턴 매치가 성사될지가 관심 포인트다.
◇ 강릉시
한국당 최명희 현 시장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강릉시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15명 안팎의 입지자가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포스트 최명희' 시대의 주인공이자 '동계올림픽 이후 강릉'을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강릉 표심은 보수 텃밭이자 진보진영의 험지로 인식됐다.
이 때문인지 한국당 입지자만 모두 8명이나 된다. 민주당과 무소속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그러나 지난 19대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보수와 진보 후보가 경합세를 보여 전통적 표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내년 선거는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고, 도지사도 여권 주자라는 점도 변수다.
더욱이 동계올림픽이 끝나고서 치러지는 내년 선거는 올림픽 성공 개최와 흥행 여부가 선거판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동해시
동해시는 역대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후보가 1위를 내준 적이 없는 곳이다.
한국당 심규언(62) 시장은 6년째 안정감 있는 시정을 운영을 토대로 재선을 노린다.
그는 민선 5기 김학기 동해시장의 구속 이후 시장 권한대행으로 지역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여기에 한국당 소속 김원오(62)·오원일(62) 도의원, 우용철(65) 동해시 번영화장과 민주당 안승호(59) 도당 상임부위원장, 바른정당 서상조(52) 동해·삼척 당협위원장, 무소속 정일화(55) 도 인재개발원장 등이 도전장을 낸 구도다.
지금까지 6번 치러진 역대 지선 중 재선에 성공한 동해시장은 뇌물수수로 재임 중 구속되는 좋지 않은 선례가 있다.
민선 2∼3기 김인기, 민선 4∼5기 김학기 시장이 그랬다. 형제인 이들은 재임 중 구속이라는 점도 닮은꼴이었다.
이 때문에 재선 도전에 나선 현 시장에 대한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 태백시
김연식(49) 태백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자천타천 9명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해 보수정당 공천이 당락의 바로미터로 작용하는 곳이다.
그러나 17·18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진보 정당 후보가 당선됐고, 지난 대선에서도 보수 지지기반이 무너지면서 표심의 향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여기다 태백중·고 또는 황지중·고 등 학연뿐만 아니라 장성과 황지라는 지연까지 복잡하게 얽혀 선뜻 판세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당은 김 시장과 이한영(47) 태백시 의원, 임남규(53) 도의원 등 3명이 물밑 경쟁 중이다.
민주당은 김정식(62) 전 태백시 의장, 유태호(54) 태백시 의원, 윤원욱(61) 전 태백경찰서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최종연(57) 태백희망네트워크 대표, 무소속 심용보(64) 태백시 의원과 류성호(58) 강원경찰청 수사1과장이 거론된다.
◇ 속초시
얼핏 보수 강세 지역으로 보이지만 1995년 민선 시대 개막 이후 치러진 역대 선거에서 의외의 결과를 종종 보였다.
무소속이던 이병선(54) 속초시장이 최근 한국당 입당과 함께 재선 레이스를 가동하면서 선거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로써 출마가 꾸준히 거론된 한국당 김성근(59) 도의원, 조영두(64) 설악권 시·군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의 경선 구도가 복잡하게 얽혔다.
특히 정치인생에서 동고동락했던 절친한 친구인 이 시장과의 개인적 의리 때문에 시장 출마를 고사했던 김시성(54) 도의원은 이번에도 역시 고심 끝에 시장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병욱(48) 전 속초시의원, 김철수(61) 전 속초시 부시장, 이상래(60) 전 속초시기획감사실장, 윤재희(54) 설악중 총동문회장, 추종권(54) 영북포럼 대표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당은 방대식(56) 전 속초시의원과 장철규(62) 전 속초시 부시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 삼척시
무소속 김양호(56)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자천타천 9명이 도전장을 내민 형세다.
김 시장은 최근 집권 여당인 민주당 입당설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출마 주자로 거론되는 후보가 없는 데다 삼척원전 백지화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3선 도전 길목에서 현 시장에게 고배를 마신 김대수(75) 전 시장이 한국당에 복당한 뒤 활동을 재개하고 나서 전·현직 시장의 재대결이 성사될지도 관심이다.
이와 함께 나머지 7명의 입지자는 한국당으로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김인배(53) 한국폴리텍Ⅲ대학 춘천캠퍼스 학장, 김형우(61) 전 동해자유무역지역관리원장, 이병찬(62) 전 삼척경찰서장, 이정훈(56) 삼척시의원, 정연철 전 삼척농협조합장, 홍용기(59) 전 태백부시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 홍천군
홍천군수 선거는 2014년 지선 때 박빙의 승부를 펼친 한국당 소속 노승락(66) 현 군수와 민주당 소속 허필홍(53) 전 군수의 재대결 여부가 지역 사회 최대의 관심사다.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의 한계를 절감한 허 전 군수는 민주당으로 입당해 탈환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에서 정치 신인이나 입지자들이 가세하면서 다자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민주당은 허 전 군수와 고춘석(62) 전 도의원 등 2명, 한국당은 노 군수와 방정기(51) 전 도지사 비서실장 등 2명, 바른정당은 신도현(61)·신영재(55) 도의원, 허남진(55) 홍천군의원 등 3명, 무소속 김덕만(58) 전 한국교통대 교수 등 8명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jlee@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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