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안세홍, 도쿄에서 피해자들의 삶 조명한 사진전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군 성노예'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재일 사진가 안세홍(46) 씨가 일본 도쿄(東京)에서 전시를 연다.
전시는 오는 30일부터 도쿄 신주쿠(新宿)에 있는 세션하우스 2층에서 '겹겹: 지울 수 없는 흔적Ⅱ-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내달 9일까지 이어진다.
안 씨는 1996년 잡지 취재 차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처음 찾은 일을 계기로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고 이후 아시아 다른 국가로도 방문지를 확대했다.
2015년에는 관련 사진전을 계획했다가 갑자기 장소 제공을 거부한 카메라회사 니콘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10만 엔(약 1천1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15년 8월 서울과 9월 도쿄에서 사진전을 열기에 앞서 한국에서 전시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의 기부를 받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안 씨는 지난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시와 출판, 심포지엄 활동 등을 위해 한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결과 기부액 1천50만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선 이날 현재 49만3천엔(약 502만원) 정도를 모았다.
안 씨는 "작년에 필리핀에서 13명, 인도네시아에서 15명, 동티모르에서 2명 등 30명의 피해자를 만났다며 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증언을 영상으로도 남겼다"고 말했다. 전시에선 피해자의 증언 영상도 공개된다.
안 씨는 "해당 국가에서 피해 생존자가 몇 명인지 정확히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현지 관계자 또는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만났다"고 말했다.
이수단 할머니(2016년 5월 17일 별세) 등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선보인다.
안 씨는 "피해자들은 고령이어서 의료지원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피해자분 중에선 이제 말씀을 잘 못 하시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선 피해자와 우리가 '더불어'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할머니가 가족 등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위안부 관련 한일 합의 이후 일본에는 이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의 면죄부가 생겼다"면서 "하지만 합의가 됐을 뿐이지 불평등한 내용이었으며 피해자의 고통은 없어지지 않았고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은 아직 알려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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