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ㆍ여성 등 '유리천장' 극복 인간승리자 평가
로빈슨 북부사령관과 함께 여군 선두주자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해군 역사상 흑인 여성으로 처음 4성 제독이 된 미셸 하워드 유럽ㆍ아프리카 담당 미 해군 사령관(57)이 35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다고 미군 기관지 성조지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워드 제독은 유럽ㆍ아프리카 담당 미 해군사령부 부사령관인 제임스 포고 제독에게 다음달 20일 지휘권을 정식 인도하면서 사령관직에서 물러난다고 전했다. 사령부 대변인은 하워드 제독이 내년 1월쯤 전역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전역일과 향후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하워드 제독은 지난해 6월부터 유럽ㆍ아프리카 담당 미 해군 사령관으로 근무해왔다.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이 사령부는 유럽사령부의 해군 구성군으로 6함대를 산하에 두고 유럽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해상작전을 지휘 통제한다. 또 우방 해군과의 합동 작전도 관할한다.
해군사관학교 출신(1982년 졸업)으로 2014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4성 제독으로 승진해 참모차장이 된 그에게는 '최초'와 '인간 승리자'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닐 정도로 관심을 끌어왔다. 탁월한 리더십과 끈질긴 노력 덕택에 경력도 화려하다.
하워드는 1999년 여군 장교로서는 최초로 상륙 강습함 '러시모어'(LSD-47)의 함장으로 취임했다. 또 2004년 5월부터 2005년 9월까지는 제7 상륙전단장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쓰나미 구호 활동을 지휘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해사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제독이 되기도 했다.
지상 근무 경력도 화려하다.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에서 해상작전 담당관을 비롯해 해군본부 작전·기획·전략 담당 부국장, 해군장관 선임 군사 보좌관, 함대사령부 부사령관 등 요직을 거쳤다. 2007년에 첫 별을 달았다.
특히 2009년 제2 원정타격군(ESG)사령관 겸 제151 합동기동함대 사령관으로 취임한 그는 상륙 강습함 '복서'(LHD-4)에 승선해 인도양을 무대로 한 소말리아 해적 소탕 활동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이 기간에 하워드가 수행한 대표적 작전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미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호의 구출작전. '미국판 아덴만 여명작전'인 이 작전은 훗날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캡틴 필립스')의 소재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후 하워드는 4성 제독으로 승진하자마자 해군 참모차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그는 육군의 앤 던우디 전 군수 사령관과 재닛 울펜바거 공군 군수 사령관에 이어 세 번째 여성 4성 장군이 됐다.
그는 2000년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해군에서 여성 참모총장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중요한 것은 여성으로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워드는 요리 등을 즐기는 조용하면서도 신중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것이 지인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진급 누락 우려에도 군내 만연한 여군에 대한 성차별 문제를 용기 있게 끄집어내 부당성을 알리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등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같은 여성으로 3함대 사령관을 지낸 노라 타이슨 제독(중장ㆍ60)도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기지에 정박한 니미츠급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상에서 열린 전역식을 하고 38년간의 군 생활을 마감했다.
현재 미 북부사령관 겸 북미우주항공사령관인 로리 로빈슨 대장도 여성이다. 북부사령관 겸 북미우주항공사령관 보직은 육. 해·공군. 해병대를 총괄하는 9개 통합사령관 보직 가운데 하나로 여성이 취임한 것은 로빈슨이 첫 사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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