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 중앙정부의 저지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내달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라울 로메바 카탈루냐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일요일 모든 카탈루냐 사람들이 평화적으로 투표할 것이다. 이 점에 한 치의 의문도 없다"며 투표 강행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스페인의 17개 자치정부 중 하나인 카탈루냐는 다음 달 1일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스페인 동북부에 있는 인구 750만 명의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으로, 문화·역사·언어가 스페인과 다르다는 인식이 강해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카탈루냐가 정한 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투표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스페인 중앙정부와 이를 강행하려는 자치정부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중앙정부는 주민투표 자체를 헌법 위반이자 불복종 행위로 규정하고 경찰력 등을 동원해 저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중앙정부는 지난 20일 경찰을 동원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압수 수색하고, 지역 경제차관 등 관료 14명을 체포했다.
스페인 검찰도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도 투표를 강행하고 있다며 그를 불복종, 공금 유용, 공무 위반 혐의로 체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울러 중앙정부는 투표 저지를 위해 경찰 수천 명을 카탈루냐에 추가 배치하고, 법원의 명령에 따라 주민투표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또 선거 홍보물과 전단, 투표용지 1천만 장을 압수했고, 투표소로 지정된 장소들에 경찰을 배치해 투표일까지 폐쇄할 계획이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의 이런 강압적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유럽연합(EU)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EU 고위 관리는 "카탈루냐가 투표를 불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스페인 정부가 강압적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분리독립주의자들의 수에 넘어갈 수 있다"며 "카탈루냐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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