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대회 참석차 방한…"한인들 10월24일 올림피아서 성공 기원"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오는 10월 24일(현지시간)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채화됩니다. 250여 명의 그리스 한인은 1988년에 이어 두 번째로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하고 있어요."
김기석(60) 그리스 한인회장은 한 달 남짓 남은 채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성화가 올림피아에서 350㎞를 달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 닿기까지 일부 구간을 봉송하는 주자로 뽑혔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잠실의 롯데호텔에서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개막한 '2017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김 회장은 "벌써 가슴이 벅차고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리스 한인회는 이번 성화 채화와 봉송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으로 현지에서 한인사회 위상이 한껏 올라가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채화 당일 한인들은 버스를 타고 올림피아에 가서 행사 자원봉사와 함께 성공기원 응원을 할 예정이다. 또 태양광선으로 채화된 성화가 그리스를 관통하는 1주일간의 봉송 여정을 지켜보고, 10월 31일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인계식에 참가한다.
인계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POCOG) 위원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연아 홍보대사, 최문순 강원도 지사 등이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화는 11월 1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곧바로 전국 2천18㎞ 장정에 오른다. 101일 동안 7천500명(남북한 인구 의미)의 봉송 주자가 투입된다.
김 회장은 "매년 열리는 한인회 체육대회도 올해는 취소하고 채화 행사 지원을 위해 한인 모두가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며 "이번 이벤트를 통해 한국과 한국문화가 그리스에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리스 자킨토스섬이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현지에는 한류 드라마가, 한국에는 그리스 관광 열풍이 일기도 했다.
김 회장은 "그리스가 IMF 위기로 많이 어렵고, 관광객 발길도 뜸해졌다. 이번 성화 채화 의식 때 한국 정부가 그리스 정부에 선물을 주면 양국 관계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스 산토리니와 강원도 평창이 이번 기회에 자매결연을 해 교류하는 방안을 추진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두 도시 간 자매결연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그리스인들이 더 많이 관심을 두고 참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산토리니와 평창에 관광홍보 부스를 개설하고, 지금부터라도 교류를 시작해달라고 주문했다.
강원도 태백 출신인 그는 22년째 '강원도 협력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에 고향에서 올림픽이 열리기에 그에게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1985년 그리스에 이주해 32년째 살고 있어요. 영어도, 그리스어도 전혀 몰랐지만 선박에 물품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돈도 많이 벌었죠. 하지만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사업을 줄여 아시아 선박을 총괄하는 '에노스'라는 회사와 한식당만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3차례나 한인회장을 맡은 그는 유럽한인총연합회 이사와 부회장, 한인학교 이사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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