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과 차별성 없어", "통합파·자강파 분열 싫다" 목소리 나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리더십 부재와 분열이라는 내부문제, 자유한국당발 통합 압박과 지지율 정체라는 외부요인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바른정당이 27일 당원들의 솔직한 고민을 듣는 것으로부터 활로 모색을 시작했다.
바른정당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소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바른정당의 사명과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바른정당의 현 상황을 '내우외환·전호후랑·설상가상·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대주주와 창업주가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현재의 위기는 리더십 부재, 유아독존 자기 정치, 개인플레이 정치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지방선거에서는 서울과 경기, 제주에 집중해야 하고 11월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는 대주주와 창업주가 나서야 한다"며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전면 등판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당의 진로에 대한 당원들의 생각을 심층 조사한 결과도 발표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원들은 최근의 당 상황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 당원은 조사에서 "이혜훈 전 대표와 남경필 지사 사건으로 함께 바른정당에 입당했던 친구들이 '타 정당과의 차이가 뭐냐'며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당원들은 바른정당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고민도 내비쳤다.
당원들은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차별화되는 모습이 없다는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당에 구심점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통합론·자강론으로 흔들리고 있는 당 소속 의원들의 단합된 모습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당원들은 "의원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지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든다"며 "자강파는 누구 통합파는 누구 하는 식으로 당 의원들이 거론되는 것이 싫다"는 의견도 있었다.
당원들 가운데는 자강이든 통합이든 바른 정당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누구와도 연대나 통합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 목소리도 있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당의 진로와 관련해 많은 고민이 있는데 살아남는 게 가장 큰 목표다"며 "좋은 결론 내주시면 제가 권한대행으로 있는 바 죽기 살기로 살아남으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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