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의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남구 이기대 자연공원 앞으로 하루에 30만t이 넘는 하수처리수가 방류되면서 푸른 바다가 누렇게 변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최근 부산시 남구 용호어촌계가 부산환경공단 남부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수 방류에 대한 수사를 의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해경과 부산환경공단에 따르면 남부하수처리장은 하루 34만t의 하수를 처리해 지하와 해저 관로를 따라 이기대 앞바다로 방류하고 있다.
남부하수처리장에서 이기대 앞바다의 하수처리수 방류 지점까지 연결된 관로의 길이는 1㎞가량으로 이 중 300m가량이 해저 구간이다.
이기대 자연공원 바로 앞으로 하수처리수가 솟아오르면서 그 주변이 누렇게 변해 파란 바다와 확연한 경계를 드러낸다.
해경은 남부하수처리장 인근과 이기대 앞 등 10여 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등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하수처리장을 거친 하수처리수의 유해성분 등은 모두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
그러나 바닷물의 색깔을 누렇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된 부유물의 성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기대 앞바다에서 전복 종묘 등을 키우는 어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용호어촌계 박철호 어촌계장은 "엄청난 양의 하수처리수가 솟구쳐 수중 생태계가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부유물의 정확한 성분은 물론 하수처리수 방류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부유물이 발생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바깥쪽에도 남구와 비슷한 관로로 하수처리수가 방류되면서 바닷물의 색깔이 누렇게 변하는 일이 잦아 어촌계 등에서 민원을 제기해 왔다.
부산환경공단이 관리하는 부산 내 하수처리장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하수처리수 관로는 모두 11개다.
부산환경공단은 엄격한 처리 과정을 거친 하수가 방류되고 있어서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산환경공단 관계자는 "하수처리수 방류 과정에서 소용돌이가 생기는 와류 현상과 일시적인 규조류의 급증으로 바닷물의 색깔이 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부유물 등에 대한 해경의 조사결과를 보고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오은택(남구2) 의원은 "일본 등 해외에서는 해안에서 2㎞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관로를 연장해 어민들의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한다"며 부산시와 부산환경공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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