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보고서 "등록 학생 수보다 학습 능력 평가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학교에 가더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선진국보다 학습 능력이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세계은행(WB)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는 많은 개도국에서 교사들이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처우가 열악한 데다 부패까지 얽혀있다면서, 예전보다 더 많은 아이가 학교에 가지만 배우는 것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개도국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가 선진국의 또래 아이들보다 현저히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도국의 평균적인 학생의 학업능력은 선진국 학생 전체의 95%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케냐와 탄자니아, 우간다의 초등학생 4분의 3은 '저 개의 이름은 퍼피다'와 같은 단순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브라질의 경우 현재 15세 학생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학생 평균 수준의 수학 실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속도에 비춰 앞으로 7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선진국 또래 학생 수준의 읽기 능력을 따라잡는 데에는 260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최근 교육 문제를 해결한 일부 국가의 사례도 함께 조명했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은 최근 몇 년 새 교육 부문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15세 베트남 학생들은 2012년 OECD 수학·과학·읽기 성취도 평가에서 같은 나이의 독일 학생들과 비슷한 실력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는 수십 년 전 한국과 비슷한 사례로, 교육에 계속 집중해 소득 수준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과를 낼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단순히 등록 학생 수 집계에 의존하기보다는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로머는 "교육에 관한 사실들은 가슴 아픈 진실을 드러낸다. 많은 아이에게 학교 교육이 곧 배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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