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아일랜드가 엄격한 낙태금지를 규정한 헌법 개정을 놓고 내년 국민투표를 한다고 AFP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예외가 거의 없는 낙태금지를 규정한 수정 헌법 제8조의 폐지 또는 완화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내년 5월 또는 6월에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앞서 해당 조항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 헌법은 임신부와 태아에게 동등한 생존권을 부여하고 있다. 임신한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불법 낙태 시 최고 14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다.
다만 외국에서 낙태하는 것은 허용해 매년 아일랜드 여성 수천 명이 낙태를 위해 영국 등 해외로 나간다.
앞서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아일랜드의 낙태 금지법을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며 개정을 촉구한 바 있으며, 유럽평의회의 인권기구도 치명적인 태아 기형이나 강간으로 인한 임신 등의 경우 낙태를 허용할 것을 주문했다.
현지 여론조사에서는 다수 유권자가 낙태금지법 완화를 지지하면서도 낙태를 원한다고 다 허용하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국민투표 계획 발표 직후에도 낙태권 지지 단체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낙태 반대론자들은 현재 조항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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