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고토양 연대값 근거로 추정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가 지금으로부터 수만년 전 발생한 두 차례의 화산폭발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백록담 정상부 서쪽 부분은 약 3만7천년 전 이후에 상대적으로 점성이 큰 용암이 분출하면서 급경사의 용암돔 형태로 굳어졌고, 이후 약 2만년 전에 새롭게 현무암질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백록담 동쪽 부분이 형성돼 현재의 분화구가 만들어졌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재청 지원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되는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연구사업과 세계유산본부 내 한라산연구부에서 자체적으로 지난 2년 동안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은 백록담 분화구 일대의 형성과정을 밝히기 위해 한라산 일대의 지질도를 새롭게 작성하고, 각 암석의 하부에 있는 고토양층을 채취한 뒤 광여기루미네선스 측정법을 활용해 생성연대를 측정함으로써 한라산 화산활동 시기를 간접적으로 추정했다.
첫 번째 분출된 서쪽의 조면암 용암돔 밑 고토양층의 연대는 3만7천년 전에 쌓인 것으로 측정됐다. 두 번째 분출된 용암인 현무암의 연대는 고토양층 연대값 2만1천년과 지난해 백록담 내부 퇴적층 가장 아랫부분에서 얻은 1만9천년의 연대값을 고려해 추정했다.
이번 연구로 한라산 형성과정에서 있어서 백록담과 주변 윗세오름, 방애오름 등과의 선후 관계가 명확히 밝혀졌다. 기존 연구에서는 백록담이 먼저 형성되고 나서 윗세오름과 방애오름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번에 백록담이 나중에 형성됐음이 확인된 것이다.
지금까지 형성 원인을 몰랐던 모세왓 일대의 조면암질 각력암층은 백록담 서쪽 조면암 돔이 침식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해석됐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에 즈음해 제주의 상징인 한라산 백록담의 형성 비밀을 밝히게 돼 더욱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그 결과들이 제주도의 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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