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해남 가마터에서 온전한 상태의 초기 진흙 가마가 확인됐다.
27일 해남군에 따르면 화원면 청자요지 발굴조사 중 길이 10m, 너비 1.3∼1.6m 크기 진흙으로 만든 반지하식 오름 가마가 확인됐다.
가마는 육덕산 말단부 해발 48m 지점에 있으며 자연 경사면을 판 다음 진흙으로 가마 형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진흙 가마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남서부에 분포하고 있으며 당시 중국의 기술을 받아들여 만든 중서부 지역 길이 40m의 벽돌 가마와 대비되는 구조다.
연소실에 불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마 하단부에는 실패한 청자와 흑자 파편, 자기를 구우면서 사용한 도구, 가마 축조와 보수 등에 사용된 폐기물도 쌓여있었다.
청자와 함께 흑자와 도기도 확인됐다.
저장 또는 운반 용기로 만든 흑자와 도기는 진흙 가마에서만 확인되는 것으로 화원 청자요지가 영암 구림리 등 전통 도기 가마의 제작 기술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남군은 설명했다.
전남도 기념물 제220호 화원면 청자요지는 신덕리와 금평리 일대 80∼90여 기 가마가 분포한 대규모 가마터다.
고려 초기 국내 자기 발생의 단서와 초기 청자의 변화상 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지만, 그동안 지표조사만 이뤄졌다.
해남군은 지난달부터 문화재청의 승인과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발굴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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