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조현 외교2차관도 참석한 성황…평양선 초라한 행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건국 68주년(국경절·10월 1일)을 기념하는 리셉션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개최했으나 분위기가 상반됐다.
서울에서 열린 건국 68주년 행사는 한국 측에서 외교부 차관 등 정관계 요인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룬 반면 평양에서는 북한 주재 중국 외교관들과 유학생 등만 참석한 채 초라하게 치러졌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서도 서울의 행사는 한중 화합의 장(場)이 됐지만, 평양에서의 초라한 행사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등에 따른 중국의 제재 강화로 냉각된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지 대사관은 26일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건국 68주년 리셉션을 열었다.
행사에는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 대사를 포함해 북한 주재 중국 외교관들, 재북 화교 대표, 중국인 유학생 대표, 북한 주재 중국기구 및 언론매체 대표, 항미원조 지원군 열사 기념시설 보호관리 공작조 인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북한 인사가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는 언급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리진쥔 대사는 이날 축사에서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향후 '인간을 근본으로 하는 국민을 위한 외교'라는 이념을 착실히 이행하고 북한에 있는 중국인이 안심하고 일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대사의 축사에 이어 재북 화교 대표, 유학생 대표 및 중국기구 대표도 축사를 통해 19차 당 대회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북·중 우호 증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국 건국 68주년 리셉션에는 한중 관계가 미묘한 상황임에도 우리 정부 대표 자격인 조현 외교부 2차관과 박주선 국회부의장 등 정관계 요인을 비롯한 700여명이 참석해 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중국 정부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추궈훙(邱國洪) 주한대사는 "중한 양국이 초심을 잃지 않고 정치적으로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공동의 이익을 확대하며 우호적 기반 마련 등에서 한 마음이 되어 힘을 합치면 중한관계가 더 밝은 내일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 차관은 축사에서 "지난 7월 베를린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다시 확인됐듯 한중 양국 모두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는 만큼 두 나라가 당면 어려움을 극복하면 양국관계는 한 차원 더 도약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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