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왕치산(王岐山)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거느리는 당정 부처의 기율검사 조직에 대한 인사 바람이 거세다. 왕 서기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차이신(財新)망 등에 따르면 최근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파견하는 최고인민검찰원, 재정부, 국가안전감독총국, 농업부, 사회과학원의 기율검사 조장이 전부 교체됐다.
전날 우칭하이(吳淸海)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 부국장이 농업부 기율검사조장으로 이동했고 팡젠멍(房建孟) 국가해양국 부국장이 중화전국총공회의 기율검사 조장으로 임명됐다.
이들 기율검사 조장은 파견 조직에 상주하면서 부패, 기강 등을 내부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결정, 집행, 감찰 삼권분립 형태의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감찰권을 상징하는 기관으로 그 위상이 남다르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친위인맥인 수궈쩡(舒國增)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이 중앙판공청 기검조장으로, 왕싱닝(王興寧) 중앙기율검사위 11실 주임이 최고인민검찰원 기검조장으로, 자오후이링(趙惠令) 안전감독총국 기검조장이 재정부 기검조장으로 이동했다.
차이신망은 올들어 당 중앙선전부, 교육부, 민정부, 국토자원부, 환경보호부, 상무부까지 포함해 최소 18개 중앙부처기관의 기율검사 조장의 조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잇따른 기검 조장의 교체 인사가 왕 서기의 향후 거취와 관련이 있는지 주목된다. 중앙기율검사위가 각 당정조직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검 조장에 대한 대규모 인사가 왕 서기의 퇴임 준비를 의미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왕 서기는 최근 잇단 공개활동으로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을 갖기도 했다.
왕 서기는 내달 18일 열리는 19차 당대회에서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내규를 깨고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가 최근에는 퇴임설이 집중 거론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최근 시 주석이 반부패 투쟁을 진두지휘해온 왕 서기를 유임시키려다가 당내 저항과 반발에 부딪혀 왕 서기를 물러나도록 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왕 서기가 퇴임하게 될 경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후임으로는 시 주석의 또 다른 측근인 리잔수(栗戰書·66) 당 중앙판공청 주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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