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내달부터 의료기관에 공급"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오던 의료용 방사선 동위원소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이클로트론(원형입자가속기)을 이용해 암 진단에 쓰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지르코늄-89'을 생산, 내달부터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한다고 28일 밝혔다.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허민구·박정훈 박사팀은 '하이드록사메이트 기반 크로마토그래피법'(특수 흡착제 '하이드록사메이트'를 이용해 불순물을 분리하고 원하는 물질만 추출하는 기술)을 통해 지르코늄-89를 순도 99.9%까지 분리·정제할 수 있는 양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다른 동위원소보다 반감기가 비교적 길어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 등 영상 진단에서 지르코늄-89와 결합한 약물을 체내에 주입하면 약물의 체내 움직임을 장시간 관찰할 수 있다.
생체 내 반응시간이 긴 항체, 단백질 등을 이용한 종양과 면역 연구에 효과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생산량은 한 번의 공정으로 20개 연구기관에 공급 가능한 수준으로, 연구소는 내달부터 서울대병원, 서울삼성병원, 경북대학교, 전남대학병원 등 14개 연구팀에 공급할 계획이다.
정병엽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그동안 지르코늄-89를 고가에 수입하거나 반감기가 짧은 PET 진단용 동위원소를 사용해야 했지만, 이번 양산시스템 구축으로 동위원소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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