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빠진 채 여야정협의체 논의 속도…정기국회 준비
한국당에 "셀프왕따, 자랑인가"…'적폐청산' 앞세워 MB정권 때리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는 날을 세우고 다른 야당에는 문을 활짝 여는 양 갈래 전술을 구사하는 모양새다.
특히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들이 '여야정 국정협의체' 가동에 뜻을 모은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한국당을 제외하고서 협의체를 구성하는 이른바 '한국당 패싱'에 대한 언급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적폐청산' 구호를 앞세워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세에 고삐를 죄는 등 한국당에는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과의 연대를 공고히 해 정기국회 법안과 예산 처리에 대비하는 동시에 한국당을 고립시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청와대 회동의 후속 작업으로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전날 불참한 한국당에 대해서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한국당이 끝까지 안 하면 4당이 먼저 협의체를 시작하느냐'는 질문에 "그래야 한다고 본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들의 삶이 너무나 어렵고, 이런 점들이 국정농단 사태라는 도화선으로 폭발한 것 아닌가. 이제 국민을 안심시키고 삶을 바꿔줘야 한다"며 "국회가 제 기능을 하려면 지금 가동할 수 있는 여야 협치의 틀을 잘 활용해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해 다른 야당과의 협치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전날 청와대 회동에 한국당 홍준표 대표만 불참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일대일 자리를 마련하라고 몽니를 부리더니 '셀프 왕따'가 자랑인 듯 행동하는 홍 대표는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현 대변인 역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대표는 일대일로 해야 한다면서, 다른 야당 대표가 여러 명 있는 자리에서는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하지만 다당제가 지금의 현실 아닌가"라며 "그런 말씀은 저희가 보기에도 불편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동시에 전날 회동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가 함께 자리를 하면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와 함께 이후의 여야 협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동시에 민주당은 이명박(MB) 정권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면서 한국당과 각을 세웠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이날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건들을 공개하면서 "관권 선거개입, 언론사 인사개입 등이 이뤄진 점이 확인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원내에서 한국당을 고립시키는 것과 동시에,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한국당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면서 개혁 작업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수진영 통합론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당의 의석수가 지금보다 많아질 경우, 지나친 대립구도는 정기국회 운영에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