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겨진 한국당, '선명야당'인가 '왕따'인가

입력 2017-09-28 11:14   수정 2017-09-28 13:58

홀로 남겨진 한국당, '선명야당'인가 '왕따'인가

국정 상설협의체 불참…"위장협치에 불과" 대여강공 기조 유지

고민도 깊어…'4대 1' 열세구도 우려에 국정 발목잡는다는 비판 부담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27일 청와대 만찬회동과 공동발표문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첫 반응은 한마디로 '속빈 강정'이라는 것이었다.

하나 마나 한 당연한 얘기로, 겉만 번지르르할 뿐 알맹이가 없다는 말이다.

제1야당을 왕따시켜놓고는 협치가 가능하겠느냐는 비판도 쏟아냈다.






한국당의 대여(對與) 강경 기조는 28일에도 변함이 없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을 제쳐놓고 군소정당과 협치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앞으로도 청와대의 각종 대화 제의에 응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전날 만찬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합의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준표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에 대한 입장이 정반대인데 협의체를 할 필요가 있나"라며 "협의체는 본부중대와 예하 중대가 같이 하면 될 일이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2·3중대로 나서는 것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불참 입장을 밝힌 데에는 협의 기구 자체가 실질적인 협치의 수단이 아니라 '쇼통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정성 있는 협치 의지가 없다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대통령 실정의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전가하는 책임회피기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의 이런 스탠스는 각종 대화를 거부하고 '마이웨이' 행보를 고수하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청와대와의 대화에 응해 다른 야당과 함께 '도매금'으로 취급받기보다는 문 대통령과의 1:1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선명 야당'으로서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자신들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화를 제안하는 것은 보여주기를 위한 위장협치에 불과하다는 인식도 한국당의 강경 기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안보 현안부터 각종 법안, 예산안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와 한국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여야정이 한 테이블에 앉아봤자 아무런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청와대의 대화 제의를 끝까지 거부하기에는 부담도 적지 않다.

한국당이 빠진 상태에서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순조롭게 굴러갈 경우 한국당만 '왕따'가 되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 한국당의 '셀프 패싱'이 계속되면 오히려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날 청와대 만찬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4개 정당이, 비록 사안에 따라 온도는 달리하겠지만, '협치' 기조를 바탕에 깔고 가는 경우 한국당으로서는 `4대 1'의 열세 구도를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참석해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한국당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대여 투쟁 전략이라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당이 각종 현안에 반대만 하며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 여론이 조성될 수도 있는 점도 부담이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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