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의 반부패기구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부정축재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8일 ABS-CB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옴부즈맨 사무소는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이 제기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재산은닉 의혹과 관련, 대통령 일가의 금융거래 내역 조사를 시작했다.
옴부즈맨 사무소는 정부 관리들의 독직과 부패를 조사하고 민·형사상 행정 소추를 담당하는 기구다.
트릴라네스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과거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할 때 은행 계좌에 24억 페소(539억 원)를 숨겨놓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은행 계좌에 수상한 재산이 있었다는 것을 누구라도 입증하면 즉각 사임할 것이라며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트릴라네스 의원이 오히려 해외 은행에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며 일부 계좌번호를 공개하는 역공을 폈지만, 이 계좌번호가 가짜로 드러나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대통령은 숨길 것이 없다"며 옴부즈맨 사무소의 조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제대로 조사가 이뤄질지,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받아들일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옴부즈맨으로 불리는 반부패기구 최고 책임자인 콘치타 카르피오 모랄레스의 조카는 두테르테 대통령 딸인 다바오시 시장 사라의 남편이다. 모랄레스는 이번 조사에서 빠지며 총괄 부옴부즈맨이 공정한 조사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유혈소탕전을 비판한 마리아 루르데스 세레노 대법원장을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고 국가인권위원회의 폐지를 경고하는 등 자신의 반대세력에 적대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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