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 줄기세포, 심부전 개선"

입력 2017-09-28 10:53  

"탯줄 줄기세포, 심부전 개선"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탯줄 줄기세포가 심부전 증상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이란 심장의 좌심실이 좌심방에서 혈액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신에 펌프질해 내보는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다.

칠레 로스 안데스대학 의대 세포치료실장 페르난도 피게로아 박사 연구팀이 심부전 환자 30명(평균연령 57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헬스데이 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15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만 탯줄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말초 정맥 주사를 통해 단 한 차례 주입한 뒤 1년 동안 경과를 관찰했다.

이들은 좌심실이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 내보내는 능력을 나타내는 좌심실 박출계수(EF: ejection fraction)가 40% 이하인 환자들이었다.

결과는 탯줄 줄기세포가 주입된 그룹이 좌심실 박출계수가 7.07%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군은 1.85% 개선되는 데 그쳤다.

이와 함께 심부전으로 인한 일상적인 신체활동의 제약과 질병의 정도를 나타내는 뉴욕심장학회 분류(NYHA: New York Heart Association Classification)에서도 개선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삶의 질도 좋아졌다.

이러한 효과는 주입된 탯줄 줄기세포가 폐를 통해 이동해 심장기능을 개선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피게로아 박사는 설명했다.

장기이식이나 수혈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면역 합병증인 동종항체는 나타나지 않았고 다른 부작용도 없었다.

심부전 치료에 골수 줄기세포가 사용된 일은 있지만, 탯줄 줄기세포를 이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탯줄 줄기세포는 골수 줄기세포보다는 얻기가 수월하고 면역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임상시험에 사용된 탯줄은 제왕절개로 분만한 여성이 기증한 만기 태반(full-term placenta)에서 얻은 것이다.

이 결과가 이번보다 규모가 큰 임상시험에서 확인된다면 새로운 치료법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심부전은 치료법 발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절반이 5년 안에 사망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 '순환 연구'(Circulation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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