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10∼11월 남북공동행사 사실상 무산

입력 2017-10-01 06:00   수정 2017-10-01 10:27

종교계 10∼11월 남북공동행사 사실상 무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올가을 추진되던 남북 종교계 간 공동행사가 모두 무산될 전망이다.

1일 종교계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은 10월 중순 금강산에서 '신계사 낙성 10주년 기념 조국통일 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를 열기 위해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논의해왔지만 현재는 연락이 끊긴 상태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9월 초 북측과 항상 소통하던 창구로 연락을 넣었지만 가타부타 아무런 답신이 없다"며 "국제정세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북한 국보유적 제95호인 신계사는 1597년 중건 이후 장안사, 유점사, 표훈사와 함께 금강산 4대 사찰로 꼽히던 절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주춧돌과 삼층석탑만 남긴 채 모두 소실됐고, 조계종과 조불련이 2004년 복원 공사에 돌입해 2007년 완공했다.

남북 불교계는 2000년대 공동 법회를 봉행하는 형식으로 꾸준히 만남을 이어왔지만, 2015년 10월 금강산 법회를 끝으로 만남이 두절됐다.

사정은 개신교도 마찬가지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당초 오는 11월 대규모로 북한을 방문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협의회'를 열 계획이었다.

WCC 국제위원회는 그러나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되자 9월 중순 북측에 "가톨릭을 포함한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신속히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두 달 뒤 대규모 회의를 여는 것보다 이른 시일 안에 실효성 있게 회동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자 북측은 지난달 말 '여럿이 올 필요 있겠나, 올라브 ?세 트베이트 WCC 총무 정도만 오라'는 취지의 답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세계 교회지도자들은 오는 5일 오전 8시 화상회의를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하고 평양 방문 일정을 다시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남북 개신교계는 8·15 광복절을 맞아 평양에서 공동기도회를 여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NCCK 관계자는 "종교 간 대화까지 단절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반도 평화는 세계 평화와도 직결된다. 종교가 평화의 마중물 역할을 기꺼이 감당할 테니 대화 노력이 중단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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