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경검사검역국 간부 지시…"北 6차 핵실험 강행 여파인 듯"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동참한 중국이 북중접경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호시(互市)무역구에서도 북한산 농산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단둥 중조변민 호시무역구'(中朝邊民互市貿易區·이하 호시무역구)에 따르면 최근 한훙보(韓洪波) 단둥출입경검사검역국 부국장이 호시무역구를 시찰하고 무역구 내 수입농산물에 대한 검역 강화를 강조했다.
북중 교역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호시무역구의 특성상 수입농산물은 북한에서 수입된 농산물을 지칭하는 것이어서 한 부국장의 지시는 사실상 북한산 수입농산물에 대한 검역강화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 제재에 처한 북한이 외화벌이 일환으로 송이 등 고급 농수산물 수출에 힘쏟는 상황에서 중국측의 검역 강화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접경지역의 한 관측통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따라 중국이 지난달 15일부터 북한산 해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으나 농산물은 제재하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는 중국이 제재 수위를 높인 결과로 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홍보 부국장은 호시무역구를 방문해 수입 농산물 검역업무에 관해 보고받고 검역업무 담당 직원들에게 변경업무 중요성을 강조한 뒤 농산물 검역 강화 및 수시 검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시무역구는 "한 부국장이 수입 농산물의 입고 시간, 품목, 수량, 중량, 이동횟수에 관해 꼼꼼히 질문했으며 당일 수입된 북한산 팥 무더기 4개와 들깻잎 무더기 1개의 검역 업무를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한 부국장이 출입경검역국과 무역구 간 협조를 강조하면서 동식물 초기 검역설비를 조속히 완비하고 사용에 들어가도록 주문했다"면서 "농산물 검역방법을 숙지하고 검역시 전염병 검출률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중접경 관측통은 "단둥 호시무역구가 다음달로 개장한 지 만 2년을 맞지만 북핵실험 도발에 따른 대북제재로 파행운영되는 상황에서 북한산 농산물 검역강화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게 됐다"며 "중국 당국이 북한산 제품의 음성적 거래를 단속하는 일련의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둥 호시무역구는 지난 2015년 10월 개장해 북중 국경지역 20㎞ 이내에 거주하는 양국 주민 간 무관세 무역을 허용키로 했으나 두 달 뒤 북한 4차 핵실험 실시로 인해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장기간 파행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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