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T-레이' 활용한 레이더 개발 중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기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를 무력화할 레이더를 시험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과기일보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노린코(NORINCO·北方工業)는 최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의 군사연구시설에서 테라헤르츠 방사선 생성기를 시험했다.
'T-레이'(T-ray)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방사선은 주파수 대역이 300㎓에서 3㎔ 사이에 있어 전자파의 투과성과 빛의 직진성을 동시에 가진다. 이에 플라스틱, 나무 등 비(非) 이온화 물질은 투과하고, 금속 물질에서는 반사한다.
T-레이는 우편물에 숨겨진 폭발물, 마약 등을 찾거나, 수백m 밖에서 군중 속에 감춰진 무기를 찾는 데 이용된다. X-레이처럼 투과력이 강하지만, X-레이보다 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노린코는 이 T-레이가 미국의 스텔스기를 무력화할 중요한 소재라고 판단해 그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F-22, F-35 등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는 특수 도료를 표면에 칠해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한다. 그런데 T-레이는 이 특수 도료를 투과해 전투기 금속 표면에 반사돼 나옴으로써 스텔스 기능을 무력화한다.
지금껏 T-레이를 활용한 레이더 개발에 있어 가장 큰 난제는 T-레이 생성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었다.
티레이를 발생시키려면 특정 광원 소재에 레이저를 비춰야 하는데, 기존 소재는 티레이로 전환되는 비율이 매우 낮았다.
과기일보에 따르면 노린코는 18W 수준의 안정되고 지속적인 T-레이를 생성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최대 출력 시 군사 레이더와 맞먹는 1㎿ 수준의 T-레이를 생성할 수 있다.
한 T-레이 응용기기 판매업체의 기술 담당 임원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F-35 표면의 레이더파 흡수 도료는 스타킹처럼 얇고 투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정도 수준의 T-레이를 적용한 레이더가 현실화하면 상당한 거리에서 F-35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얼빈(哈爾濱)공대의 치자란 연구원은 이 기기가 현실화하면 레이더 기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치 연구원은 "실전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 수준의 T-레이를 생성해야 한다"면서 "공중에 떠 있는 스텔스 전투기나 폭격기를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T-레이 생성기의 부피가 너무 커서 비행기나 인공위성에 탑재하기 쉽지 않은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중국 최대의 핵무기 개발·생산 연구소인 중국공정물리연구원(China Academy of Engineering Physics·CAEP)이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