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문화계 관계자만 자리 지켜…"주민 협조·관심 아쉬워"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올리기 위한 학술대회가 28일 금관가야 옛터인 경남 김해시에서 개최됐다.
문화재청, 경남도, 경북도, 김해시, 함안군, 고령군이 공동 주최하고 경남발전연구원이 주관한 학술대회는 이날 국립김해박물관 대강당에서 지역인사와 학계,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우리나라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515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79호)를 202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함께 올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가야고분군은 2013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2015년 3월 세계유산 우선 등재 추진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동찬 경남발전연구원장 사무처장은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서는 세계유산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이 먼저 가야고분군을 지키고 다음 세대에게 소중하게 물려주고 싶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영·호남 화합사업으로 가야사 복원을 언급하고 7월 19일에는 '가야 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를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경남도 구인모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남은 전국 최초로 가야사 복원 전담조직을 설치해 가야사 완전복원과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국내 가야사 연구 중심은 경남으로 가야사 관련 유적이 544곳(전국 665곳의 82%)에 이른다.
그중 29곳(전국 42곳의 70%)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경남은 가야역사의 주무대이자 가야사 복원 중심지다.
경북도 이규일 문화유산과장은 "가야고분군 유적은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여러 국가가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단계에 축조됐다"며 "소멸한 가야문명의 존재를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이자 이들 지역 역사발전 단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가야고분군을 둔 5개 관련 지자체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지난 2월 추진위원회 및 공동추진단을 발족했다.
인제대 이영식 교수는 '세계유산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가야고분군의 연속성과 대표성' 주제 발표에서 "3개 가야고분군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희소성과 함께 순장(殉葬)은 중국의 방위에 맞춘 것과 다른 자연 순응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가야고분군 곳곳에 도굴구덩이가 있는데 이는 일본 제국주의의 문화적 침탈 형식과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네거티브 문화유산으로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가야고분군의 네거티브적 가치 그 자체가 역사"라고 말했다.
학술대회에서는 가야고분군의 세계 유산적 가치와 완전성, 진정성을 검토하기 위한 7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학술대회에는 학계, 문화계 관계자를 제외하면 시민 참여가 저조해 대회장이 텅 비는 등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게다가 1부 개회식 행사 후 상당수 참석자가 빠져나가 맥빠진 대회가 됐다.
한 대회 참가자는 "3개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에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민을 초청하고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