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외국인 교수…동포 권익신장 앞장선 공로 인정받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61년간 한 번도 쉬지 않고 매년 장학생을 선발해 후원했습니다. 이 상은 십시일반으로 장학금 조성에 나섰던 수많은 재일동포를 대표해 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11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서용달(84) 모오야마가쿠인대 명예교수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학사업이나 재일동포 권익 신장에 앞장서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인데 큰 상을 주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 교수가 이끄는 재일한국장학회는 지금까지 1천200여 명의 장학생을 배출했다. 그가 장학회가 만든 건 오사카시립대 4학년에 재학하던 1956년의 일이다. 성적이 좋았지만 외국인이라서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지 못하자 우리 스스로 돕자는 생각에서였다.
서 교수는 "재일동포는 엄연히 세금도 내는데 차별이라고 대학 당국에 항의해도 소용없었다"며 "여러 대학을 돌며 동포 학생들에게 장학사업의 취지를 설명했고 공감한 선후배들과 한인 사업가들이 모여 장학회가 출범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장학회는 매년 3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1년간 월 3만 엔(30만 원)씩 지급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장학회 이사들이 월 1회 장학생을 대상으로 멘토강연도 펼친다. 서 교수는 "한일 주요 대학교수, 기업가, 재일민단 지방 단장 등 여러 인재를 배출한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1963년부터 모모야마가쿠인대에 교편을 잡아온 그는 일본 사립대 외국인 교수 1호다. 서 교수는 국공립대에도 재일동포 교수 임용을 추진하기 위해 '재일 한국ㆍ조선인 대학교원 간담회'를 만들어 10년간 청원활동을 벌였고 1982년 '국공립대학 외국인 교원 임용법' 제정을 끌어냈다.
그는 "일본 대학 강단에 서는 외국인 교수가 현재 7천500여 명이고 이 가운데 재일동포는 1천여 명에 이른다"며 "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공무원 임용을 전면 허용하면 더 많은 분야에 재일동포가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일동포의 참정권 획득 운동도 펼치는 서 교수는 "일본이 다문화공생 사회로 나가려면 먼저 할 일이 한국·중국·대만 출신의 재일 정주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하는 일"이라며 "재일동포도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해야 하며 사회봉사 등 더불어살기 위한 노력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초에 장학회가 걸어온 길을 책으로 엮어낼 계획인 그는 "장학회가 육영사업뿐만 아니라 재일동포 학자·문화 예술인 교류 사업도 펼치는 사단법인 형태의 장학재단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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