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은 노인 등 무임 승객…벌써 경영악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개통 한 달을 맞은 '서울 1호 경전철' 우이신설선 승객 수가 예상수요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노인 등 무임 승차객이 3명 중 1명에 달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27일 26일간 우이신설선을 이용한 승객 수는 173만1천41명으로, 하루 평균 6만6천579명이었다.
이는 시가 당초 우이신설선 1일 이용 예상수요를 13만여 명으로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는 수치다.
일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20일(수) 7만3천107명으로 가장 많은 승객이 탔다. 이어 22일(금) 7만1천919명·27일(수) 7만1천297명·26일(화) 7만1천270명·21일(목) 7만1천194명 순으로 평일 수∼금요일에 상대적으로 붐빈 것으로 나타났다.
우이신설선 13개 역 가운데 승객이 가장 많이 오간 곳은 4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성신여대입구역으로, 이 기간 총 승객 수가 42만5천259명에 달했다. 이어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이 32만3천765명, 6호선과 교차하는 보문역이 15만8천509명으로 나타나 환승역의 승객 수가 수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승객 수가 가장 적은 역은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삼양역으로, 26일간 4만5천290명에 그쳤다. 이는 하루 평균 1천741명에 불과한 수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지하철역인 2호선 강남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가 무려 20만 명에 달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역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우이신설선이 일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사례처럼 승객이 없어 이른바 '공기를 수송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현재 승객 수요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적다는데 이견이 없다. 특히 무임승차 여부를 따져보면 더욱 그렇다.
이 기간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은 무임승차객은 총 32만4천698명으로 나타났다. 환승 승객을 뺀 순수한 우이신설선 승차 인원 99만6천492명과 비교하면 무임 비율이 무려 32.6%라는 계산이 나온다.
우이신설선을 이용한 승객 3명 가운데 1명 가까이가 무임승차객이라는 얘기다.
현재 서울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65세 이상 노인,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이다. 그러나 무임승차객 가운데 실제로는 노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이신설선을 타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노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우이신설선은 북한산우이역과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을 포함해 13개 역 11.4㎞를 잇는 노선으로, 지난달 2일 개통했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가 적용되며, 일반 지하철과 같이 성인 교통카드 사용 기준 1천250원이다.
우이신설선은 포스코건설을 주간사로 두산건설, 고려개발, 대우건설 등 10개 회사가 출자한 회사인 우이신설경전철㈜이 건설 후 소유권을 시에 넘기는 조건으로 지어졌다.
우이신설경전철은 대신 30년간 지하철을 운영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로, 서울시가 민자 운영사 측에 손해를 메꿔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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