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새' 20% 넘나들며 고공행진…'가두리' 1.3%로 종영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자기복제, 노골적인 표절에 이어 시청률 1.3%라는 굴욕적인 성적도 나왔다. 하지만 관찰예능은 죽지 않는다.
TV를 점령한 스타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여러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강한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청자의 피로감과 '연예인 2세 특혜'에 대한 비난 등 시빗거리가 많지만 날이 갈수록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맷집'은 더 좋아지는 모양새다.
관찰 예능은 웬만해서는 기본은 한다는 인식 하에 약간의 변형만 가한 복제품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출연자도 계속해서 새롭게 수혈되고 있다.
◇ '싱글와이프'는 성공하고 '가두리'는 실패하고
SBS TV는 스타의 아내가 남편과 자식을 두고 홀로 여행을 떠나는 '싱글와이프'가 성공하자 내년 시즌2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3부작 파일럿에서 출발해 지난 8월 정규 편성된 '싱글와이프'는 4~5%의 시청률로 선전했다. 박명수, 남희석, 김창렬, 서현철 등의 아내가 주인공이 됐다.
그러자 KBS 2TV가 '남편 갱생 프로젝트 가두리'를 지난 12일 선보였다. 문제 있는 가장들이 지정된 장소에서 가족이 짠 계획표대로 생활하고 가족들이 스튜디오에서 화면을 보며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내가 여행하는 모습을 남편이 지켜보며 이야기하는 '싱글와이프'와 정반대 구성에, '싱글와이프'가 내세운 '일탈'과 다른 '갱생'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약간의 변형을 했다. 윤다훈, 조정치, 최대철이 출연했다.
하지만 '가두리'의 시청률은 3부작 파일럿이 2.2%에서 출발해 1.8%를 거쳐 1.3%로 끝났다. 지상파의 시청률이 예전만 못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이 1~2%대의 시청률을 기록해서는 생명연장이 어렵다.
그런데 이 두 프로 모두 E채널의 '별거가 별거냐'에 빚을 지고 있다.
지난 4월1일 첫선을 보인 '별거가 별거냐'는 스타 부부의 공개 별거 리얼리티 예능으로, E채널 최고의 히트작이 됐다. 시청률 1% 넘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E채널에서 1%를 넘어서면서 지난 9일 시즌2가 출발했다.
현재 독보적 인기는 SBS TV '미운 우리 새끼'가 누리고 있다. 지난 5월7일 21.3%, 6월4일 21.5%를 기록하는 등 20%를 넘나들며 1년 넘게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2013년 시작한 MBC TV '나혼자 산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E채널 '내 딸의 남자들', tvN '둥지탈출' 등도 여기서 파생했다.
◇ 외국인까지 출연자 넓혀
최근에는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화제다. 연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더니 MBC에브리원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시청률 2%와 3%를 연달아 넘어섰다. 수도권에서는 4% 벽도 깼다.
그러자 MBC가 이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이례적인 편성도 했다. 계열 케이블채널에서 방송한 프로그램을 본사인 MBC가 월요일 밤에 재방송 편성한 것이다. 재방송임에도 시청률은 2%대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관찰 예능에 역발상이 결합해 성공했다. 해외로 나가던 각종 여행 프로그램과 반대로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초대해 국내를 돌아본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역시 '독창성'에서는 떨어진다. 2년 전 히트한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뻗어 나온 격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출연진도 겹친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비정상회담'으로 스타가 된 주한 외국인들의 고향을 '비정상회담' 출연진들이 방문하는 구성이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비정상회담' 출연진의 고향 친구들이 한국을 찾는 구성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관찰 예능의 출연진을 외국인까지 넓혀 성공했다.
SBS TV가 10월5일 선보이는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도 외국인 출연자를 등장시킨다. 박신양, 손연재, 박나래 등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외국인들과 방(혹은 집)을 바꿔 닷새간 살아보는 10부작 프로그램이다.
요즘 시청률 7~8%를 달리고 있는 SBS TV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도 배우 추자현의 중국인 남편 우효광이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 일반인에게 민박도 치고 스타들끼리 소통도 하고
JTBC '효리네 민박'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지난 24일 내렸다. 지난달 20일 자체 최고 시청률 9.995%를 기록하며 역대 JTBC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달성한 것이다.
제주도에 사는 톱스타 이효리가 자신의 집에 실제로 민박을 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카메라에 담은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과 일반인이 관찰 프로그램에서 공존하는 형식을 선보였다.
JTBC '뭉쳐야 뜬다'도 연예인들이 일반인들과 함께 패키지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며 인기다.
스타들끼리의 교감을 관찰하기도 한다.
SBS TV '불타는 청춘'은 중년의 싱글 연예인들이 우정을 쌓는 모습을 보여주며 2년 넘게 가고 있다. SBS는 이에 고무돼 지난 7월 청춘 남녀의 우정을 담은 3부작 파일럿 '미안하다 사랑하지 않는다 - 남사친 여사친'을 방송하기도 했다.
E채널이 11월2일 선보이는 '인생 교환 리얼리티-너에게 나를 보낸다'는 6명의 연예인이 둘씩 짝을 지어 100시간 동안 서로의 삶을 바꿔 살아보는 구성이다. 스타들은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보고, 그 시간 동안 내 집과 일상을 타인에게 온전히 내어주는 낯선 경험을 하게 된다.
한 예능 PD는 "관찰 예능은 출연자가 계속 공급되는 한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에서 관찰 예능이 기본 이상은 해주고 있어 변주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