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이메일 스팸 수신 소폭 감소…카카오메일만 스팸 늘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올해 상반기에 휴대전화 음성스팸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신번호를 변조해서 전화 받는 사람을 속이는 사례가 많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올해 상반기 스팸 유통현황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방통위는 스팸 유통현황을 조사해 매년 3월과 9월 등 연 2회 발표한다.
방통위가 전국 만 12∼59세의 휴대전화·이메일 이용자 1천500명씩 총 3천명을 선정해 이들이 실제로 수신한 이용자당 하루 평균 스팸 건수를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 음성스팸은 작년 하반기 0.10건에서 올해 상반기 0.16건으로 약 60% 증가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070번호가 스팸 번호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인터넷전화로 음성스팸 전화를 걸면서 마치 시내전화번호인 것처럼 발신번호를 변경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스팸 전송자가 통신사나 전화번호를 바꿔 가며 지속적으로 음성스팸을 보내는 행태와 발신번호 변경을 통해 사용자를 속이는 행태 등을 막기 위한 방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사업자들과 협력해 마련키로 했다.
또 스팸 감축을 위한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강화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다른 스팸 유형의 이용자당 하루 평균 수신 건수를 따지면 같은 기간에 휴대전화 문자스팸은 0.07건에서 0.06건으로, 이메일 스팸은 0.51건에서 0.47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카카오 이용자들의 이메일 스팸 수신 건수는 갑절로 늘어, 네이버와 네이트와 큰 격차가 나타났다.
이 중 휴대전화 문자·음성스팸은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SK텔레콤, KT[030200], LG유플러스), 이메일 스팸은 주요 포털 사업자(카카오, 네이트, 네이버)를 통해 수신된 건수를 조사한 것이다. 조사 기간은 올해 5월중 한주일이었다.
이와 별도로 방통위가 올해 1∼6월 스팸 문자메시지 5천200건을 실제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통사의 문자스팸 차단율은 평균 84.2%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하반기 대비 0.4% 상승한 것이다. 문자스팸 차단을 무작정 강화할 경우 스팸이 아닌데도 전송이 안 되는 사례가 늘어날 소지가 크므로 문자스팸 차단율을 높이기만 한다고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방통위는 80∼90% 수준에서 차단율을 유지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방통위가 신고와 탐지보고 등을 통해 파악한 올해 상반기 스팸 발송 건수는 휴대전화 문자스팸이 402만건, 휴대전화 음성스팸이 979만건, 이메일 스팸이 4천591만건이었다. 이는 작년 하반기 대비 각각 23.4%, 14.0%, 20.2%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이는 방통위가 '파악한' 건수일 뿐이며 실제로 발송되거나 수신된 스팸 건수 추이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이 수신한 스팸 건수를 실제로 표본조사한 결과와는 추이가 전혀 다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올해 들어 각종 스팸 탐지를 위한 '스팸트랩' 시스템을 대폭 강화함에 따라 문자스팸과 이메일스팸의 파악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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