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수감 北2인조 ICBM 공작원 근황은…"내년 9월 출소"

입력 2017-09-29 11:42  

우크라 수감 北2인조 ICBM 공작원 근황은…"내년 9월 출소"

외부와 연락 끊고 모범적 수형생활…"출소 후 망명요청할수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2011년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다 붙잡혀 수감생활을 해온 북한 공작원 2명의 근황이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다 정보당국의 함정수사에 넘어갔던 북한 공작원 리태길(56)과 류성철(46)이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내년 9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7년 전인 지난 2011년 7월 27일 구소련 당시 우크라이나 로켓산업의 중심지였던 드니프로의 한 차고에서 미사일 전문가로부터 건네받은 가짜 기밀을 촬영하다 몰래카메라로 이들을 살피던 정보당국에 의해 현장에서 검거됐다.




이들의 존재는 지난 7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이후 기술유출 의혹을 받던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한의 기술유출 시도를 모두 막아냈다며 이들의 검거 순간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간첩 혐의로 각각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온 이들은 형이 확정되기 전 구금됐던 기간이 형기에서 빠져 내년 9월이면 출소할 예정이다.

NYT에 따르면 자이토미르 교도소의 4층 8번 방에서 살인범 4명 등 수용자 7명과 함께 생활하는 리태길은 교도소 부소장이 "모든 수감자가 그와 같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모범적인 생활을 해왔다.

우크라이나 법무차관 데니스 체르니쇼프는 리태길과 류성철에 대해 "매우 잘 훈련받았다. 그들은 강인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체르니쇼프는 이들은 지난 6년간 아무에게도 편지를 쓰지 않았고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편지를 받은 적도 없다며 "완전한 진공 상태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태길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과 6차 핵실험 등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로켓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훔친 기술로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을 거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북한이 "이미 20년 넘게 우수한 로켓을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우수한 기술자들이 많다고 항변했다.

NYT에 따르면 리태길이 수용된 교도소 옆 보호감호시설에 수감된 류성철은 인터뷰 요청에 얼굴을 가리고 서둘러 자리를 피하면서 "나는 할 말이 없다. 저리 가라"며 "안전하고 살고 싶다"고 외쳤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내년 9월 출소 이후 이들의 운명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감방 동료와 교도관들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과 가족에게 닥칠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그동안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적이 없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들이 출소한 뒤 우크라이나 또는 제3국으로의 정치적 망명을 희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요청도 받은 적은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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